김성진해양장관 긴급브리핑, 시설·장비 현대화 촉진, 동북아 물류 허브 탄력
부산항 인력공급체제 개편 협약서가 17일 부산항운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통과되면서 부산항 항만인력공급 100여년 역사의 큰 틀을 바꿨다.
특히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가에서 항운노조 개편과정에서 항만이 멈추고, 수많은 노조원이 일자리를 잃는 등 사회적 비용을 치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대화와 참여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의 방식이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부산항운노조는 17일 부산항 북항 중앙·3·4·7-1 부두에서 일하는 항운노조 조합원 1022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97.8%, 1000명이 참가해 찬성 771표, 반대 226표, 무효 3표로 77.1%의 찬성표를 얻게 돼 협약서 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17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항운노조 상용화로 급변하는 항만경쟁에서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 허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 의결에 따라 부산항 북항 중앙·3·4·7-1 부두에서 일하는 부산항운노조 조합원은 고용주체가 부산항운노조에서 각 부두운영회사로 바뀐다.
앞으로 부두운영회사는 희망퇴직자를 뺀 전체 대상자를 직접 상시 고용하고, 근로자는 60살 정년이 보장된다. 상용인력의 임금은 올해 4~6월 3개월간 월평균 임금을 월급제형태로 지급받으며, 임금 등 근로조건과 복지사항은 개편 이전 수준으로 보장된다.
노사정은 ‘부산항 노·사·정 공동인력관리기구’를 설립해 안정적 항만 운영, 발전적 노사관계, 효율적 인력관리를 꾀할 방침이다. 아울러 상용화 체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상용화 인력의 고용안정을 위해 필요시 부두임대기간 연장, 부두임대료 감면 등 부두운영회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번 투표결과에 따라 1876년 부산항 개항 때부터 유지되던 부산항운노조의 노무공급 독점권이 없어지게 되고, 국내 유일의 클로즈드숍(Closed Shop)으로 운영되던 항운노조의 형태도 바뀌게 됐다. 부산항운노조는 항운노조 전체 조합원의 3분의 1 수준인 9000여 명 규모인데다 항운노조의 중심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인천 평택 등 전국 항만에서 인력공급체제 개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투표에서 77.1%라는 높은 찬성률이 나옴에 따라 안정된 분위기에서 후속조치와 인령공급체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항의 상용화 도입 확정은 현재 상용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항, 평택항 등 다른 항만의 상용화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부산항의 항만인력공급체제개편으로 근로자는 과거보다 안정된 여건에서 일할 수 있게 됐으며, 하역업계는 최소 30~40%의 인력이 감소돼 부산·인천항에서만 연간 351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하역업체의 부두운영과 투자결정에 자율성이 확보됨에 따라 항만시설 확충과 장비 현대화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진국의 항운노조 상용화의 경우를 비춰보더라도 노사정이 개편위원회를 구성해서 협상의 결과를 얻은 것은 보기 드문 선례"라며, "급변하는 항만 경쟁 여건 속에서 부산항이 더욱 발전하고 동북아 물류 허브 경쟁에서 선점위치를 차지하는데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1989년 항운노조 상용화 과정에서 항만파업, 파업중지, 대량 해직 등의 갈등을 겪으면서도 4500억원의 보상이 이뤄졌고, 프랑스도 1992년 60여 일간의 항만파업, 7449억원의 보상금을 치렀다.
항만인력공급체계 개편은 지난해부터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과 '시행령'이 제정되어 제도적 틀을 갖추었으며, 이를 근거로 올해 '부산항 인력공급체제개편위원회'와 '실무개편협의회'를 구성하고, 세부 협상의제에 대해 노·사·정간에 15차례 협상한 결과 마침내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부협약서 체결과 노조 가결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