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제조업)과 美國, 日本 등 비교적 안정된 경영여건을 갖춘 선진국 기업의 1980년대 이후 경영성과 추이를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본 결과, 우리나라 기업은 외환위기이후의 구조조정 기간(1998년에서 2001년)을 거쳐 2002년 이후에는 기업의 경영성과가 크게 개선되어 전반적인 경영지표는 선진국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2005년말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100.9%로 미국의 136.5%, 일본의 136.1%(2005.3말 기준)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임으로써 대내외충격을 흡수할만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고,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은 1980년대와 외환위기전의 기간(1991년에서 1997년)중 대부분 300%를 상회하여 100%대의 미국과 200%대의 일본에 비해 크게 높았으나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2년에서 2005년중에는 평균 116%로 미국(150%) 및 일본(145.9%)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5년중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미국(6.5%)보다는 낮으나 일본(2004년중 4.5%)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2002년에서 2005년 평균으로는 6.8%로 미국(6.0%)을 상회했다.
우리나라는 1981년 이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일본보다는 평균 3.0%p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에 비해서도 외환위기후의 구조조정기간(1998년에서 2001년)을 제외하고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은 1994년 이후 정보통신산업의 호황으로 7%대의 높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2001년에는 9.11테러 영향으로 4.4%로 낮아졌고, 2004 및 2005년에는 각각 6.6%, 6.5%로 호황시절 수준에 근접했다.
일본도 2001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임으로써 90년대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매출액증가율은 1981년 이후 한국이 미국 및 일본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2005년중에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증가세(원화기준) 둔화 등으로 미국(10.9%)보다 낮은 수준(5.1%)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유형자산증가율은 외환위기이전보다는 크게 낮아졌으나 2005년중 유형자산증가율이 한국(6.2%), 미국(2.5%), 일본(2004년 -0.2%)의 순으로 나타나는 등 여전히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수적인 기업경영, 금융비용의 감소, 기업규모별ㆍ업종별 양극화 등 3국에서 기업경영성과의 동조화 현상도 나타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한 보수적인 기업경영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차입경영에 의한 외형성장보다는 자기자본범위내에서 수익성위주의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보임으로써 부채비율이 100% 수준까지 큰 폭으로 떨어진 한편 유형자산증가율도 급격히 하락했다.
일본 및 미국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져 140%이하로 떨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 유형자산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비용 감소에 힘입은 수익성 개선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의 금융비용은 국내외의 금리하락 및 차입금 감축에 힘입어 큰 폭으로 감소됐다. 외환위기 직후(1998-2001)까지 5%대를 유지하던 금융비용부담률이 최근 4개년(2002-2005년)중에는 1.6%까지 하락하여 금융비용의 경상이익에 대한 영향력(금융비용부담률/매출액경상이익률)이 27.1%로 낮아졌다.
일본도 1980년대 평균 2.1%이던 금융비용부담률이 지속적인 금리하락에 힘입어 2000년대 이후 1% 미만으로 낮아졌으며 미국도 저금리의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금융비용부담률이 하락했다.
기업규모별, 업종별 양극화
한국은 외환위기직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매출액영업이익률 격차가 축소되었으나 2002년부터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도 동 격차가 2002년부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중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축소는 환율하락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 주로 기인했다.
미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각국의 상위 3대 주력업종에 전기전자 및 화학제품업종이 공통으로 포함된 가운데 주력업종들에 대한 경제력 집중도가 높아짐으로써 업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의 3개 주력업종이 제조업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1993년에서 1997년까지)에는 35.5%였으나 외환위기 이후(2002년에서 2005년까지)에는 44.5%로 크게 상승했으며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근접했다.
미국도 90년대 중반까지 33.4%이던 제조업 3대 주력업종의 매출액 비중이 2002년에서 2005년중에는 평균 41.1%로 높아졌으며 일본도 43.5%의 높은 집중도를 보이고 있다.
한ㆍ미ㆍ일 모두 매출액점유율 하위 3개업종이 제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은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힘입어 각종 경영지표가 크게 개선됨으로써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오히려 좋은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다.
3국 대부분이 보수적인 기업경영으로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규모간, 업종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성장산업의 발굴 및 투자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는 활발한 설비투자로 유형고정자산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보수적인 기업경영으로 유형고정자산증가율이 급격히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기업규모간, 업종간 격차도 미국 및 일본보다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향후 우리나라 기업은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및 투자기회를 찾는 데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자동화 및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의 질적 제고에도 한층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을 적극 발굴하여 지원하는 한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 강화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