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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 성재모 전무 연임…해운보험 인프라 강화 과제 안고 3년 더

KP&I 성재모 전무 연임…해운보험 인프라 강화 과제 안고 3년 더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성재모 전무가 연임됐다. 대형사고와 재보험료 급등, 대규모 적자를 거쳐 흑자 전환에 성공한 KP&I는 이번 연임을 계기로 한국해운을 위한 안정적 보험 인프라 구축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KP&I는 17일 열린 제115차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통해 성재모 상임이사의 연임을 결정했다. 새 임기는 2026년 7월 1일부터 2029년 6월 30일까지 3년이다.

성 전무는 2019년 발생한 솔로몬 사고 이후인 2020년 취임해 지난 6년간 KP&I를 이끌어 왔다. 솔로몬 사고는 사고액이 4,300만 달러에 달했던 대형 사고로, 이후 KP&I의 재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조합의 손익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솔로몬 사고 이전 KP&I는 2011년 처음으로 보험료 3,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2018년까지 매년 20억 원에서 30억 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사고 이후 연간 재보험료가 500만 달러 수준으로 인상되면서 기존 수익 구조로는 흑자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항이 줄고 사고가 감소하면서 18억 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해운시황이 회복되고 운항이 정상화된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6억 원, 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사고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높아진 재보험료 부담이 손익을 압박하는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KP&I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섰다. 멤버 지향적 조직개편, 연봉제 도입, MBO 기반 고과 등 내부 운영체계를 바꾸는 한편,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에도 착수했다.

대표적으로 2006년부터 누적손실 1,800만 달러를 기록한 Crew Only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2023년 이를 시행했다. 또 성장 확대 과정에서 전체 보험료의 15% 수준까지 늘어났던 해외선대 비중을 엄격한 인수 기준을 통해 5% 수준으로 낮추며 위험 관리를 강화했다.

IG 제휴프로그램의 거래조건도 개선했다. KP&I는 기존보다 보험료 배분 비중을 30% 높여 제휴프로그램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사고예방 서적 발간, 정보 제공, 제재 대응 지원, 중대재해처벌법 협의체 운영, 세미나와 교육 제공 등을 통해 조합사의 사고 예방 활동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치가 반영되면서 KP&I는 2023년 1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솔로몬 사고 이후 급격히 높아진 재보험료 부담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위험관리 강화로 상당 부분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2024년에는 가입선박 2척의 침몰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P&I에 따르면 2000년 창립 이후 500만 달러를 넘는 사고는 2026년 현재까지 모두 6건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2건이 2024년 초 한 달 간격으로 발생했다.

다만 해당 사고들이 재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은 재보험 조건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P&I는 2019년 솔로몬 사고 이후 현재까지 재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보험 조건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왔다.

자구 노력과 선사의 위험관리, 사고 방어가 맞물리면서 KP&I는 2025년 5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5년 한국선주들이 93억 원의 특별출자를 단행하면서 재정 기반도 한층 강화됐다. 2026년에도 5월까지 당기순이익 44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성 전무의 연임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P&I의 안정화와 역할 확대를 동시에 요구받는 시점에 이뤄졌다. 단순한 경영 연속성 확보를 넘어, 한국해운을 위한 독자적 보험 인프라의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새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을 국정목표로 제시하면서 KP&I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북극항로는 운항 리스크와 보험 조건, 사고 대응체계 등에서 기존 항로와 다른 접근이 필요한 만큼, 국내 해운기업에 안정적인 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KP&I는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관련 법 개정 작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으로 전쟁보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KP&I의 향후 역할을 키우는 요인이다. 해운물류 공급망 안정이 국가 경제안보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전쟁보험 등 특수 리스크에 대한 국내 대응체계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KP&I는 이번 성 전무 연임을 계기로 한국선주, 정부, 한국해운협회 등과 협력을 강화해 한국해운을 위한 안정적인 보험 인프라 제공이라는 설립 목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해운업계에서는 KP&I가 대형사고 이후 재무적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흑자 기조를 회복한 만큼, 앞으로는 단순 손익 개선을 넘어 국가 해운보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확장할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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