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계열 재편 가속…SK해운 가스선, 에이치라인해운 벌크·탱커로 역할 분담
한앤컴퍼니 소속 해운사인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선종을 맞바꾸는 대규모 선대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SK해운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업에 집중하고 에이치라인해운은 벌크선과 탱커선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계열 내 선종별 전문화를 통해 각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SK해운은 지난 2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장기운송계약이 딸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을 팬오션에 9737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4월에는 같은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인 에이치라인해운과 선박 맞교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VLCC 11척과 제품운반선 1척 등 탱커선 12척을 넘기고, 그 대가로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LNG운반선 16척을 받는 구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 15일 이 같은 양수도 계약 추진 사실을 밝히며 양사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선박과 함께 관련 장기운송계약과 선박금융도 함께 이전되며, 자산 가치 차이는 현금으로 정산할 예정이다. 양사는 올해 하반기 안에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번 거래로 SK해운의 LNG선은 16척에서 32척으로 늘어나 수송능력 기준 세계 4위권으로 올라서는 반면, 탱커선은 사실상 전량 정리돼 유조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수순을 밟는다. 반대로 에이치라인해운은 이번 거래로 처음 VLCC를 편입하며 벌크선 중심이던 선종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된다. 2014년 한앤컴퍼니가 한진해운 벌크선사업부를 인수해 설립되고 2016년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합병한 에이치라인해운은 올해 1월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바 있다.
SK해운은 선대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5700~7700DWT급 벙커링선 2척과 소형 제품운반선 2척을 스위스 원자재 무역업체 머큐리아와 키프로스·그리스 선사에 잇달아 매각했다. 유조선에 이어 벙커링선까지 정리하며 가스선 중심 구조조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SK해운의 가스선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50.1%를 기록해 전년 동기(40.1%) 대비 10%포인트가량 뛰며 처음 50%선을 넘어섰다. 2022년 22.2%, 2023년 25.7%, 2024년 28.5%에서 2025년 44.0%로 가파르게 상승해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SK해운의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하고 장기신용등급 'A-(안정적)'를 부여했다.
SK해운으로부터 VLCC 사업을 넘겨받은 팬오션은 선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오션은 최근 7834억원을 투입해 VLCC 4척을 신조 발주했으며, 중고선 인수와 신조 발주를 병행하며 단기 매출 기여와 2030년 이후 중장기 성장 기반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팬오션은 최근 3년간 LNG선 12척을 도입한 데 이어 VLCC와 MR탱커 등으로 선대를 넓히며 에너지 수송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팬오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4% 성장했다. 매출은 1조5089억원으로 8.3%, 순이익은 945억원으로 31.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선종의 시황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LNG와 탱커, 물류 등으로 사업 축을 넓히며 변동성을 낮추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