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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40년 만에 부산 귀항…글로벌 특수선사 도약 선언


흥아해운이 서울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다. 1961년 부산에서 출발한 뒤 1986년 서울로 본사를 옮겼던 흥아해운이 약 40년 만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부산 해양클러스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특수선 해운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흥아해운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본사 부산 이전계획 발표식을 열고, 친환경 대형선 중심의 글로벌 특수선 해운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양클러스터가 위치한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식에는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혜정 해운물류국장, 정도현 대변인 등 해수부 관계자와 이환구 흥아해운 대표이사, 김한석 흥아해운 노동조합 위원장, 최진섭 흥아마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흥아해운은 1961년 부산에서 설립돼 1976년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선사다. 액체석유화학제품 등 특수화물 운송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대표 케미컬 탱커 선사로 꼽힌다.

이번 본사 이전은 흥아해운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VISION 2035’와 맞물려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 6월 2일 26K DWT급 친환경 스테인리스스틸 케미컬 탱커선 6척의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 옵션 3척이 포함된 계약이다.

회사는 2030년 기준으로 3.5K DWT급 2척, 6.5K DWT급 2척, 12K DWT급 5척, 20K DWT급 5척, 26K DWT급 6척 등 총 20척 33만6,000DWT 규모의 선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흥아해운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와 오일메이저, SIRE 등 국제 안전기준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아시아 중심의 중소형 케미컬 운송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대형선 중심의 글로벌 특수선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케미컬 탱커 특수선 분야는 영업, 운항, 선박관리, 안전품질, 공무 기능이 긴밀하게 연계돼야 하는 산업이다. 회사는 부산 이전을 통해 선박관리 전문 자회사인 흥아마린과 영업·운항·선박관리 기능을 하나로 묶는 통합경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은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한국해양대학교, 한국선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금융센터 등 해운산업 핵심 기관이 모여 있는 해양클러스터다. 흥아해운은 정부 정책, 해운금융, 선박검사, 해기인력 양성 및 재교육 기능이 집적된 부산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최적의 거점이라고 판단했다.

이환구 대표이사는 발표식에서 “흥아해운은 아시아 중심의 케미컬 전문선사 위상을 넘어 친환경 대형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해운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대한 이정표에 서 있다”며 “부산 이전을 통해 흥아마린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강화하고 한층 고도화된 통합경영 체계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의 부산 이전은 회사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이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앞으로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서는 해운 거버넌스와 클러스터, 전문 교육기관, 해운금융, 정부 정책기관과 밀착하지 않으면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직원들과 여러 차례 상의한 결과 전 직원이 함께 부산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본사 인력은 36명 규모다. 회사 측은 서울에 별도 지점이나 영업 사무소를 남기지 않고, 필요 시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에는 이미 선박관리 조직이 자리하고 있으며, 본사 이전이 완료되면 육상 조직과 선박관리 조직, 해상 인력이 부산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대표는 선박금융 측면에서도 부산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해운은 일반 운영자금보다 선박 운영자금과 선박 조달자금이 중요하다”며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해양금융센터, 동남권 금융기관 등이 위치한 부산이 선박금융 측면에서도 서울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마쳤으며, 8월 20일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9월 초 본점 및 등기 변경 절차를 거쳐 올해 말까지 전 임직원이 부산에서 근무할 수 있는 준비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인 ‘부산 시대’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흥아해운의 부산 이전을 “부산을 해양수도로, 동남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황 장관은 “1986년 서울로 본사를 이전했던 흥아해운이 부산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이전하는 해운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고,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육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흥아해운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네 번째 해운선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이전 선사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선사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해수부와 별도로 협의 중인 선사는 없다”며 “선사의 자율적 판단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해수부가 이전 선사 지원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시와 함께 이주·정착 지원, 행정적 지원, 입지 관련 협의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특정 건물 건립 등에 대한 직접 재정 지원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이전이 단순한 본점 소재지 변경을 넘어 부산 해양클러스터와 민간선사 성장전략이 맞물린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HMM 등 주요 선사의 부산 이전 흐름에 이어 흥아해운까지 합류하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운산업 집적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흥아해운은 향후 글로벌 영업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 두바이, 미국 등 해외 거점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부산 해양클러스터와 해외 네트워크를 동시에 활용하는 구조로 사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정책, 금융, 기술, 교육 인프라가 집적된 최적의 해운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 및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대한민국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와 부산 해양수도 정책 실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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