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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NOC, VLCC 5척 5억9천만달러에 인수…시노코탱커 25척도 용선

ADNOC, VLCC 5척 5억9천만달러에 인수…시노코탱커 25척도 용선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기업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가 초대형 원유운반선 5척을 약 5억9천만달러에 인수하고 한국 시노코탱커로부터 원유운반선 약 25척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과 홍해의 운항 불안으로 가용 탱커가 부족해지자 산유국이 원유 생산과 판매를 넘어 선박까지 직접 확보하며 해상 공급망 통제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31일 로이터가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ADNOC의 해운 자회사 ADNOC 로지스틱스앤드서비스는 글로벌 탱커선사 프론트라인으로부터 VLCC 5척을 약 5억9천만달러에 매입했다. 

인수 대상은 2012년 건조선 2척과 2015년 건조선 3척이다. 2012년 건조선은 척당 약 1억1천500만달러, 2015년 건조선은 척당 약 1억2천만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균 인수금액은 척당 약 1억1천800만달러에 달한다. 

다만 ADNOC 로지스틱스앤드서비스는 선대 수요와 성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의 소문이나 추측에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론트라인도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아 거래가 당사자들의 공식 공시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ADNOC는 원유운반선뿐 아니라 초대형 가스운반선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DNOC 로지스틱스앤드서비스는 VLGC 3척을 척당 약 1억1천5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원유운반선과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 신조선 25∼30척도 여러 조선소에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현재 900척 이상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선대에는 VLCC 8척과 VLGC 7척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ADNOC의 선대 확대는 중동 해상운송 차질 속에서 자체 수송능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라크와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의 운항 차질로 원유와 LNG를 제때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는 직접판매와 현물입찰을 통해 아시아 정유사에 원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ADNOC는 6월 이후 진행한 일곱 차례의 입찰을 통해 아시아 정유사와 트레이더에 8천6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판매했다. 호르무즈해협 안쪽에서 생산한 원유를 오만만과 푸자이라 주변 저장시설로 옮긴 뒤 고객에게 인도하는 셔틀 운송체계도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시노코탱커가 핵심 운송 파트너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중동 사태가 격화한 뒤 ADNOC가 시노코탱커로부터 원유운반선 약 25척을 용선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약 15척은 호르무즈해협 안쪽 생산시설에서 원유를 싣고 푸자이라와 오만의 저장터미널로 옮기는 셔틀 탱커로 투입됐다. 

나머지 선박은 ADNOC 원유를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는 항차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노코탱커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선종과 용선기간, 계약금액도 공개되지 않았다. 

셔틀 운송은 호르무즈해협 안쪽 항만에서 적재한 원유를 해협 밖 저장기지로 짧게 반복 운송한 뒤 다른 선박에 옮겨 싣는 방식이다.

한 척의 VLCC가 페르시아만 안쪽에서 아시아까지 전 구간을 운항하는 대신 여러 셔틀선과 외항선을 연결해 해협 통항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그러나 환적과 저장단계가 추가되면서 운송비와 보험료, 화물 관리비용도 늘어난다.

시노코는 최근 VLCC 선대를 빠르게 확대한 국내 해운기업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SC는 지난 3월 시노코 지분 50%를 인수해 공동 지배하기로 했으며, 시노코는 대규모 VLCC 매입과 용선을 통해 글로벌 탱커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왔다. 

이번 ADNOC 용선이 장기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시노코는 중동산 원유의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하는 동시에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된 운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호르무즈해협 운항은 선박 공격과 선원 안전, 전쟁위험보험료 상승에 노출돼 있다. 지난 7월에는 ADNOC 소속 VLCC 2척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선원이 숨지거나 다치고 선박이 크게 손상되기도 했다. 

ADNOC의 선박 확보는 글로벌 중고 탱커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산유국이 단기간에 VLCC와 VLGC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중고선이 줄고 선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해협 통항 차질로 선박 운항기간이 길어진 상황에서 가용 선복 감소가 겹치면 탱커 용선료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200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는 VLCC 용선료는 올해 초보다 세 배 이상 상승해 지난 2월 하루 17만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이후 호르무즈해협의 운항 위험과 선박 부족이 지속되면서 운임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에는 추가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

ADNOC가 추진하는 25∼30척 규모의 신규 선박 확보에 VLCC와 LNG운반선, LPG운반선이 포함된 만큼 한국 조선사들이 후속 발주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 발주 조선소와 선종별 척수는 공개되지 않아 국내 조선소의 수주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ADNOC는 한국과 원유 공급 및 비상시 공급조정, 전략비축 협력을 확대하는 장기 에너지안보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해상 수송망 확대가 한국 정유사에 대한 원유 공급 안정성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ADNOC가 최근 입찰에서 판매한 원유에는 한국 정유사들이 주요 구매자로 참여했다. SK에너지는 지난 6월 ADNOC로부터 움 룰루 원유 700만배럴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중동 해상위기가 산유국의 사업영역을 선박 소유와 용선, 저장·환적까지 확대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와 홍해의 불안이 장기화하면 다른 국영에너지기업들도 자체 선대를 늘리거나 특정 선사와 장기용선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독립 탱커선사에는 안정적인 장기화물 확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산유국의 자체선대 비중이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현물 용선시장이 축소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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