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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로로선까지 공격…흑해 상업운항 한계점

컨테이너선·로로선까지 공격…흑해 상업운항 한계점

흑해에서 컨테이너선과 로로화물선 등 일반 상선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국의 군사·물류 활동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상선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군사작전과 민간 상업운항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5일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계 로로화물선 나데즈다호는 지난 3일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항에서 튀르키예 삼순항으로 운항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

공격은 노보로시스크에서 약 20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했다. 튀르키예 해사당국은 선원 22명 가운데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선원 전원이 러시아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선박 선수에서는 공격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됐다. 공격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자국 기업이 소유한 선박이 공격받은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흑해 민간 선박의 항행 안전을 보장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이 소유한 야니나호가 흑해에서 무인수상정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로사톰은 우크라이나 무인수상정 2척이 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선원 17명은 모두 구조됐다. 로사톰 측은 선박이 냉동식품과 건설자재 등 민간 화물을 운송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야니나호를 제재 대상 러시아 국적 컨테이너선으로 지목했다. 러시아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양측이 주장하는 선박의 군사적 이용 여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흑해 상선 피해는 지난달부터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19일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을 출항하던 기니비사우 선적 화물선 골든 레오호는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가 옥수수를 실은 골든 레오호를 순항미사일 3발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인도와 시리아 국적 선원 등이 숨졌으며 초기 발표에서는 사망자가 10명으로 집계됐다. 선박은 공격 일주일 뒤 오데사 연안에서 침몰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항만당국 발표에서는 사망자가 9명으로 집계돼 기관별 통계에는 차이가 있다.

사망자 가운데 인도인 선원 4명이 포함되면서 인도 정부는 러시아 외교당국에 상선과 선원의 안전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튀르키예 선원노조 데니즈 이쉬칠레리는 7월 한 달 동안 흑해에서 선원 23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공격 상황과 사상자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기관별 집계도 달라 정확한 사망자 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즈리스트는 7월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선 선원에게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필리핀 이주노동부도 지난달 흑해에서 필리핀 선원이 승선한 상선 9척이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정부는 선원 송출회사와 선주가 위험해역 투입에 필요한 보고 및 안전 절차를 준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도 지난달 13일 흑해와 아조우해에서 발생한 민간 상선 공격을 규탄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은 분쟁 당사자들에게 상선과 선원, 해양환경을 위협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공격은 우크라이나 항만에 입출항하는 선박뿐 아니라 러시아 항만을 이용하거나 흑해 공해상을 운항하는 선박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데즈다호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을 출항한 뒤 공격받았고, 야니나호도 흑해를 항해하던 중 침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국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는 선박과 항만시설을 공격했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화물과 군수 관련 화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박의 국적과 소유·관리회사, 과거 기항지와 운송화물이 공격 위험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상선 공격과 선원 인명피해가 이어지면 선주는 흑해 기항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워지고 전쟁위험보험료와 선원 위험수당, 선박 운항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용선계약상 안전항 지정과 운항거부권, 전쟁위험 추가비용의 부담 주체를 둘러싼 선주와 용선자 간 분쟁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선사와 화주도 흑해 기항 선박의 운항계획과 보험 담보 범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곡물과 석탄, 철강재 등 흑해 수출화물의 선적이 지연되거나 인접 항만으로 우회하면 운송거리와 항만비용, 체선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탱커에 이어 로로선까지 피해 선종이 확대되면서 흑해 상업운항은 선박과 화물을 기준으로 위험을 구분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공격 주체가 확인되지 않는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선사들의 흑해 운항 판단은 더욱 보수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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