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근대식 항구로서의 개항 100주년을 맞는 LA항은 이미 26년전인 1980년 항구 마스터 플랜을 마련, 2011년 완성을 목표로 정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총 대상면적 7500에이커(약 918만평)를 대상으로 한 이 마스터 플랜에 따르면 LA항만 권역에 대한 계획과 발전이야말로 이 지역 상업, 항해, 어로조업, 그리고 시민들의 레크리에이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 하에 모두 9군데 구역으로 나누어 세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왔다.
또 장기간에 걸친 마스터플랜의 구현 과정에서 1980년 계획 수립 때 예상치 못했던 요인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주요한 궤도 수정만 해도 모두 17차례나 실시됐다. 예컨대, 20여년의 마스터 플랜 실천과정에서 조선산업과 상업목적의 어로산업이 예상과 달리 급격히 쇠퇴함에 따라 항만개발계획은 이에 따라 단기 및 중장기 세부 계획을 큰 폭으로 수정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물동량만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컨셉에서 벗어나, 2000년대 들어선 환경개선에 관한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 페드로와 윌밍턴 선창가 구역에 대한 시민 위락공원화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환경을 배려한 항구 운영 프로그램
|
▲ LA 베이뷰 필드 |
항만의 성장 발전과 환경적 배려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야말로 LA항만이 24시간 직면하고 있는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항구 내부나 주변에서 공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물트럭의 운행을 최소화하는 문제, 기간설비의 첨단기술화, 화물물류 흐름의 개선, 그리고 생물학적, 산업 및 내부환경 개선에 관한 각종 프로그램의 가동이 급선무로 대두했다.
▲ 환경조절시스템
LA항만에서 2003년12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시스템. 미 환경보호국(EPA), 미 항만당국협회(AAPA), 지구환경 및 기술연합회가 공동으로 미국 내 수천개 크고 작은 항만 가운데 11개의 초대형 항만을 선정, 항만의 환경조절에 관한 시스템을 작동토록 한 것으로 LA항만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먼저 대상 항만으로 지정됐다.
이 시스템은 항구운영의 환경적 폐해를 최소화하고 운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단계와 실행원칙을 유기적으로 지키도록 한 것이다.
▲ 녹색항구 프로그램
LA항만과 중국 상하이 항이 2002년11월 맺은 역사적인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양 항만당국은 항만구역의 공기오염 최소화, 항만의 수질유지, 항구 운영상 환경적 폐해 최소화 등에 관한 기술 정보를 공유하면서 항구 환경개선에 힘쓰고 있다.
녹색터미널 프로그램=물류처리 과정상 컨테이너 방식의 화물 물류에 초점을 맞추어 화물 터미널 구축과 운영과정에서 공기, 수질 및 토양 오염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 피크타임 분산프로그램
은 화물터미널의 운영을 주중과 주말 근무조를 분산배치 운영함으로써 물류처리 시간을 단축, 결과적으로 화물트럭들의 항구내 체류 및 운행시간을 단축케 함으로써 각종 오염요인을 최소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주간시간대나 출퇴근 시간대의 화물 트럭 운행을 줄여, 결과적으로 도심 교통적체 유발을 피하는 것이다.
화물열차의 선착장 연계 프로그램= 모두 4개의 철도망을 하적장에 직접 연결, 결과적으로 화물트럭들의 단기운행을 대폭 줄여 오염요인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시민들을 위한 선창구역 공원화 사업
|
▲ LA선착장 |
LA항구는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롱비치항과 LA항이 산페드로 만 안에 남북으로 맞닿아 있는 형세를 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롱비치항이 LA항인것처럼 알려진 것은 한국의 주요 해운사들이 롱비치항에 주로 기항하고 있기 때문. 현재 롱비치항은 별도의 개발 정비계획이 추진되고 있지 않으며 LA항에 대해서만 마스터 플랜이 가동되고 있다.
항만시설은 각종 안전과 환경적 이유로 인해 시민들의 거주지역과는 일정 거리 이상을 떨어져 있게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좀 더 쾌적한 항구주변을 제공하고 나아가 레크리에이션 공관화 하기 위해 LA항만당국은 산페드로 선창 구역과 윌밍턴 선창 구역 등 2대 선창 구역을 세심한 계획을 세워 공원화하고 있다.
▲ 산페드로 선창 공원화사업
이 사업은 빈센트 토마스다리에서 산페드로의 페드럴 브레이크워터에 이르는 8개 지구 400에이커(약48만9천평)규모의 공간을 대상으로 시민들이 좀더 바닷가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현존 개활 공간을 세배 규모로 늘리자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
▲ LA 하버 불러바드 공원길 |
LA 대형유람선 선착장은 산페드로 선창의 드넓은 공간을 활용해 조성되었고 2004년12월 일반에 공개됐다.
또 하버 불러바드 공원길 조성사업도 2005년10월에 완공되었다. 이 공원길은 너비 25미터에 이르는 대로 옆에 야자수 가로수를 조성하고, 보행자와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항구 인근에 조성된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빨간색라인의 역도 가까운 곳에 조성, 도심의 시민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산페드로 선창 공원화사업은 향후 10년이상 지속될 예정이며 가족들이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포함해,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선창으로 개발하기 위한 '게이트웨이 광장조성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 윌밍턴 선창 공원화사업
환경친화적인 윌밍턴 선창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으로 2004년10월 입안되어 LA시 항만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었다.
이 계획은 윌밍턴 선창 인근 75에이커(약9만1천평)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해리브리지 불러바드와 C스트리트 사이의 대지공간을 회랑형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개념이다.
이는 항구시설과 일반 주거지와의 완충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선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의 발전도 꾀하자는 것이다.
|
▲ LA 월밍턴 선창공원 |
베이뷰 필드(Bayview Field) 조성사업은 이미 2005년12월 완성돼 일반에 공개되었다. 약 4300평 규모의 널따란 잔디밭을 조성해 시민들이 그곳에서 가족과 함께 뛰어놀거나, 말그대로 산페드로 만을 조망할 수 있는 잔디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또, 2004년11월 조성사업을 시작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아발론 삼각공원은 대규모 녹색공간에 나무와 각종 식물을 가꾸고 조깅코스, 소풍놀이용 벤치 등을 갖추고 있다.
윌밍턴 선창 공원화 사업은 이와함께 2006년 여름에 착공에 들어간 윌밍턴 선창광장 조성사업은 완성되면 인근 커뮤니티 센터와 함께 근린 공원으로서 기능하게 될 전망이다.
부산 북항 재개발에 주는 시사점
모두 30년의 조성기간을 설정하고 진행중인 LA항구 정비 개발사업은 부산 북항 재개발 계획과는 달리 현재 쓰이고 있는 항구 주변을 재정비하고, 환경을 고려한 운영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창 공원화 사업을 통해 지역 시민들에게 바닷가를 돌려준다는 관점에서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LA항만 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케일린 김(여. 변호사)은 “LA항구 정비 및 개발계획은 장기간의 시행과정에서 호주의 시드니항에서 적지 않은 아이디어를 얻어왔다”면서 “그렇지만 항구 저마다의 특성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개념이 가장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항이나 도쿄항의 경우 중국의 상하이항을 비롯한 대형 항구에 물동량을 많이 빼앗긴 것으로 안다”면서 “도쿄항도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도쿄항 부근에 올림픽 용 대형 스타디움 조성계획을 세우는 등 기존 항구의 컨셉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일린 김 위원은 “부산 북항의 경우 항구로서의 기능은 대폭 축소되는 반면 항구 주변에 귀한 공간이 새로 확보되는 것이므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최대한 꾀해야겠지만, 외국투자 유치 등 상업적 리턴(return)도 전혀 도외시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