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한국 보수진영에 대해 의아심 많다

  • 등록 2006.09.21 1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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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반대 인계철선-무임승차론에 거부감
국제정치학회 ‘전작권 전환의 국제정치학’ 토론회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는 한국 내 보수진영의 정치 공세에 대해 미국 측 전문가들은‘한국 보수에 실망했다’,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20일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서울 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의 국제정치학’ 토론회에서 참석한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발제를 통해 “한미 동맹을 위한다며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들이 했던 발언과 성명들이 오히려 미국의 거부감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인계철선론에 따른 한미연합사의 인질화, 미국에 무임승차해도 좋은 데 왜 방위비를 추가 지출하면서 환수해야 하느냐는 기회주의적 시각, 그리고 전작권 환수가 미국의 방산업자들만 득보게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 등은 한국 보수진영의 진정성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계철선은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군의 자동개입을 의미하는 군사용어로 한강 이북에 배치된 주한 미 2사단을 상징적으로 지칭한다.

  

문 교수는 “미국을 상수(常數)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9.11 테러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은 가변적이고 동맹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이렇게 변화된 미국을 두고 인계철선과 무임승차의 관성으로 한미동맹을 보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능력 과소평가, 북에 모험 빌미 줄 수도'

  

문 교수는 또 전직 국방장관과 예비역 장성들의 한국군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가 북한에게 군사적 모험주의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북한 군부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청와대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기조연설에서 전작권 환수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동북아 지역 전체의 다자안보 체제 수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강조했다.

  

송 실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다자안보 체제 수립을 위해 전작권을 수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폴란드 대사 시절의 경험을 예로 들며 “1990년대 후반 제네바에서 남북과 미국 등이 회담을 할 때 자기 군대를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나라가 자기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얼마나 목소리를 못 내는지 실제 현장에 없어보고서는 모른다”며 “마치 주주총회에서 자기 주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군 통제권 없는 나라와는 협의조차 안해'

  

송 실장은 이어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앞서 군비통제 및 신뢰 구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군 통제권 없는 나라와는 협의조차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분단된 상태에서 장래의 비전을 추진해가야 하기 때문에 자기 군을 통제할 수 없으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송 실장은 또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과 동북아의 장래 비전 얘기에 제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과거에는 없던 일”이라며 “미국 정상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물어올 정도로 협력의 폭의 넓어졌고, 질적으로도 비자 면제 협정이나 FTA가 논의되는 등 양국 관계가 횡적인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송 실장은 “전작권 환수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이며, 한미가 서로 편안히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이를 두고 한미가 이혼을 앞뒀다는 등 비판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실장은 “전작권 문제는 국군 통수권의 핵심적 사안이고 국민 전체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기초를 만들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데 정부가 그 부분을 소홀했지 않느냐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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