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돌고래 상괭이 자연의 품으로 보낸다
탈진 구조 치료, 인간과 소통 야생적응 훈련 고향으로 방류
탈진 구조 치료, 인간과 소통 야생적응 훈련 고향으로 방류
201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구조된 후 보살핌을 받아오던 상괭이 누리와 마루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국립수산과학원(부장 손상규) 고래연구소(울산시 소재)는 1년 7개월간 보호해오던 상괭이 2마리를 오는 23일(화) 14시 통영 앞바다에서 방류한다고 밝혔다.
고래연구소는 2011년 12월 통영 앞바다의 정치망에 들어와 탈진해 있던 상괭이 두 마리를 구조해 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 부산아쿠아리움과 함께 지금까지 보호해 왔다.

구조 당시 탈진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누리’와 ‘마루’는 집중 치료를 받은 결과 건강을 회복했으며, 지난 해 2월 일반인에게 공개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돌고래 구조 및 치료 사례로 상괭이의 생리·생태학적 연구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들의 사육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야생 적응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고래연구소와 부산아쿠아리움은 방류를 결정, 지난 달 부터 통영 앞바다의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해 오고 있다.
누리와 마루는 잘 적응하고 건강상태도 양호하며 특히 마루에게는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적응도 마친 상태다. 돌고래류의 위성추적장치는 등지느러미에 구멍을 뚫어 부착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등지느러미가 없는 상괭이에게는 이 방법을 적용이 어려워 본 방류에서는 최초로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한 조끼를 제작해 입히는 방법을 사용(조끼는 3∼6개월 후 떨어져 나감)하고 있다.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류로 등지느러미가 없고 등을 따라 긴 융기가 있다. 머리는 둥글며, 몸 색깔은 태어났을 때는 검은색이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밝아져 회색을 띤다.
우리나라 남서해 연안에 약 3만6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및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래연구소 안두해 소장은 “마루의 이동 경로 파악을 위해 위성추적장치도 부착했으므로 남해 상괭이의 분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성추적 장치외에 개체 인식 앵커 태그(작은 노란색 태그)가 누리와 마루에 붙어 있으니 향후 이러한 표식이 있는 상괭이를 발견하면 고래연구소나 해양경찰 등 공공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1년 7개월 동안, 그물에서의 탈진, 구조, 치료, 인간과 생활, 야생적응 훈련으로 이어진 누리와 마루의 극적인 드라마가 야생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