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해운시황 출렁…컨테이너·유조선 급등, 건화물은 혼조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글로벌 해운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시황이 급등했다. 반면 건화물선 시장은 중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 철강 거래 둔화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9일 내놓은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 따르면 이번 주 해운시장은 선종별로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건화물선은 곡물과 에너지 화물 수요 증가에도 중국 철강 생산 감산과 거래 둔화로 운임이 약세를 보였고, 컨테이너선은 중동 리스크 확대에 따른 항로별 수급 변동성 확대로 반등했다. 유조선은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영향으로 전 선종 운임이 급등했다.
건화물선 시장에서는 BDI가 2010포인트로 전주 대비 6.1% 하락했다. 케이프 운임이 13.9% 급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는 각각 1.0%, 3.61% 상승했고, KOBC 건화물선 종합지수(KDCI)는 2만1625달러로 4.0% 올랐다.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지연과 우회 움직임이 늘면서 보험과 보안 비용이 상승했고, 같은 물동량을 운송하는 데 더 많은 선박이 필요한 구조가 형성됐지만, 드라이벌크 시장에서 호르무즈 항로 비중이 4% 수준에 그쳐 직접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중동 사태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489.19로 전주 대비 156.08포인트, 11.7% 올랐다. 특히 중동 항로는 72.3% 급등한 2287달러를 기록했고, 남미 항로도 61.4% 오른 2618달러로 뛰었다. KOBC 컨테이너종합지수(KCCI)도 1767로 전주 대비 153포인트 상승했다.
중동 항로 급등은 실제 서비스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의 제미니 협력체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로의 안전 위험이 커지자 중동-아시아·유럽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개편하기로 했다. 제벨알리 등 걸프 항만 기항이 축소되는 대신 아시아-유럽 신규 서비스가 투입될 예정이며, 걸프 주요 항만으로 향하는 화물 예약은 약 8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횡단 항로도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이 비용 구조와 가용 선박을 재점검하면서 아시아-미국 항로 연간 서비스 계약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며,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2~10%가 묶이면서 화주와 선사 모두 계약 물량 확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조선 시장은 사실상 전쟁 프리미엄이 본격 반영되는 국면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요 산유시설 타격 우려가 겹치며 국제유가와 연료유가가 급등했다. WTI는 배럴당 90.90달러로 23.88달러 올랐고, 싱가포르 기준 고유황유는 톤당 722달러, 저유황유는 822.5달러로 각각 285.5달러, 301달러 상승했다.
원유선 운임도 폭등했다. 중동-중국 VLCC 운임은 WS 466.67로 전주 대비 241.95포인트 올랐고, 일일 용선수익(TCE)은 47만5991달러로 25만7837달러 뛰었다. KOBC는 VLCC 중동 시장 운임이 전주 대비 약 108%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서아프리카-유럽 수에즈막스와 중동-싱가포르 아프라막스도 각각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제품선 시장에서도 LR2와 MR 운임이 동반 상승했다.
KOBC는 이번 주 시황을 두고 중동 리스크 재확대가 해운 네트워크 재배치와 선복 운영 보수화, 항만 혼잡 우려, 보험료 상승, 연료비 급등으로 이어지며 선종별 시장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시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건화물선은 중국 철강 수요 회복 여부와 남미 곡물 성수기 흐름이 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