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진공 “호르무즈 통항 재개돼도 해운시장 정상화까지 시차 불가피”

  • 등록 2026.04.03 13: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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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진공 “호르무즈 통항 재개돼도 해운시장 정상화까지 시차 불가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해운시장 정상화는 즉각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쟁 기간 페르시아만 내부에 누적된 출항 수요와 전쟁위험 보험 부담, 목적지 항만 병목 등이 겹치면서 종전과 시장 정상화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 해운정보팀은 2일 발간한 특집 리포트 ‘호르무즈 통항 재개와 시장 정상화의 시차’에서 “종전이 즉각적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구조적 요인”을 점검했다. 리포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2월 28일 이후 정상 상업 탱커 통항이 사실상 붕괴된 상태라고 전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3월 25일 기준 페르시아만 내 VLCC 만재 비율은 전쟁 전 평균 약 49%에서 95%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는 해협 입구 대기 선박이 아니라 봉쇄 기간 동안 화물을 싣고도 출항하지 못한 만재 탱커가 내부에 누적된 결과로 해석됐다. 같은 기간 오만만 VLCC 공선 비율도 전쟁 전 평균 68%에서 86%까지 올라 통항 재개를 선점하려는 동쪽 집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해진공은 이번 사태를 2021년 수에즈 운하 에버기븐 좌초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봤다. 에버기븐 사태는 외부 대기 선박이 재개 뒤 한 차례 통과하면 적체가 풀리는 단발 충격이었지만, 호르무즈는 반폐쇄 해역의 출구 차단으로 내부에 만재 선박이 갇힌 데다 목적지의 약 3분의 2가 동북아에 집중돼 있어 반복 병목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조기 종전 시나리오에서도 1단계 정상화에는 2개월에서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추정이다.

보고서는 특히 VLCC 왕복 항차 사이클인 38일에서 45일을 구조적 전환 구간으로 제시했다. 폐쇄 기간이 이 구간 안에 있으면 일회성 병목 뒤 수습될 가능성이 있지만, 45일을 넘어서면 복귀 선박이 호르무즈 동쪽에 집결해 2차 도착 급증과 반복 병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성 시점 기준 25일 차단은 아직 전환 구간 이내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정상화 기간은 비선형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험시장도 정상화 지연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높은 전쟁위험 보험료가 시장 참여 선대를 리스크 허용 선주, 금융 약정과 컴플라이언스 제약 선주, 화주 주도 선박으로 나누며 사실상 이중 운임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종전 직후 1단계에서는 출항 러시가 1주에서 8주가량 이어지고, 이후 2단계 파도 흡수 구간은 2개월에서 6개월, Listed Area 해제와 선대 재배치가 포함된 3단계 구조적 정상화는 6개월에서 24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완전한 보험 정상화는 외교적 진전만으로는 어렵고 무사고 통항 데이터가 누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선종별로는 VLCC와 탱커선의 경우 통항 재개 직후 출항 러시가 발생해도 도착지 병목으로 운임 하락이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LNG선은 카타르에너지의 불가항력 선언에 따른 계약 물량 중단, 벌크선은 간접 충격 누적, 컨테이너선과 PCTC는 제벨알리 마비와 허브 재구성 지연 등이 각각 변수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에너지 수입국의 단기 핵심 리스크를 공급 가용성보다 터미널 처리 용량으로 규정하며 4주에서 8주 수준의 평상시 이상 정체에 대비한 컨틴전시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진공은 다만 이번 리포트가 해운시황 이해를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수치와 기간은 항차 분석과 과거 위기 사례를 바탕으로 한 범위 추정치라고 밝혔다.
편집부 기자 f1y2da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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