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새벽(한국시각, 현지시각 14일 오전) 취임 선서를 마치고 “한국적 자산과 경험을 통해 한국인의 우수성을 드러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반 차기총장은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라면서 공적, 사적으로 혜택과 지도를 많이 받았다.조국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며 “어떻게 해야 도리를 다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조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취임선서를 끝내고 나니 개인적인 기쁨과 영광이라는 생각보다 막중한 책임감에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반 차기총장은 오는 18일 재개될 6자회담과 관련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길 희망한다”며 “사무총장의 역할은 문제 해결을 위한 틀이 활성화되도록 촉진하고 협조하는 것이다. 협상 추이를 주시하면서 나름의 역할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이 사무총장의 지나친 개입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데 대해 6자회담 참여국 및 안보리와 긴밀히 협의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이미 밝혔음을 상기시키면서 “사무총장은 보완적인 역할이며 서로 협조하는 것이고 특사 임명 등의 문제도 협의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차기총장은 이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사무부총장 후임자에 여성을 기용할 뜻을 밝히면서 “선거 때에도 여성 사무총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유엔 내 여성역할 강화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사무부총장에 여성이 임명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각지의 분쟁과 기후온난화, 에이즈, 가난 극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면서 “유엔 개혁문제도 저항과 도전이 많겠지만 개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미국과 유엔의 불화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은 유엔의 창설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재정기여도도 높은 중요한 나라”라면서 “유엔과 미국이 추구하는 바가 다를 수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차기총장은 "성탄절을 전후로 사나흘 간 일시 귀국해 노무현 대통령 등과 만날 예정이며 사무총장 취임에 앞서 마지막 재 충전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