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핵 폐기 패키지식 해결하자'

  • 등록 2006.12.19 10: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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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수석대표 '6자회담 목표는 9·19 공동성명 구체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8일 재개된 가운데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이행할 초기 조치의 내용에 합의하고,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의 시한과 작업계획을 결정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라고 말했다.

  

천영우 본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한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문제가 시지프의 신화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핵폐기의) 전체 이행계획을 몇 단계의 큰 패키지로 나누어 작성, 이행하는 것이 유연성과 실용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천 본부장은 “북측의 의무사항과 여타국의 상응조치의 수순을 결정하고 이를 조합하는데 있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엄격히 기계적으로 적용해 모든 조치를 1대 1로 연계하거나 행동의 순서(sequence)를 지나치게 세분화하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한 가지 조치의 지연에 이행과정 전체가 볼모가 되는 위험이 있다”면서 패키지식 해결방식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그는 “단계별 패키지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과제는 패키지 속에 들어갈 내용물 하나하나에 대해 각기 상이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관계국 상호 간에 이익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느냐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매 패키지마다 엄격한 상호주의와 손익계산에 집착하는 것은 소탐대실의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모처럼 어렵게 재개된 금번 회담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몇가지 절차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세가지 절차적 방안을 제시했다.

  

천 수석대표, 6자회담 진전에 장애 초래할 악화조치 자제 당부

 

그는 “첫째, 6자회담 본회의에서 핵폐기를 위한 초기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만을 논의하고 이외의 문제는 당분간 제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의 의제를 북핵폐기의 초기이행 조치 및 상응조치 논의로 한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둘째, 필요에 따라 분야별로 실무그룹을 설치해 6자회담 본회의의 휴회기간 중에도 실무차원의 논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의장(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제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는 특히 6자회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셋째,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각측은 6자회담의 진전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악화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며 “이는 별도의 약속이나 논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본부장은 끝으로 “우리 대표단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회담의 진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6자 회담의 진전이 참가국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직접당사자로서 한국이 부여하는 중요성과 시급성은 누구보다도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외교적, 평화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며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다웨이 부부장 '9·19 공동성명 이행 위한 구체 조치 확정이 목적'

 

이에 앞서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6자회담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이번 회의기간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확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중국은 이번 회의기간에 2가지를 다뤄야 한다고 건의한다”면서 “하나는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토론해 확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9·19 공동성명 이행의 초기단계에 각국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해 정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논의할 문제는 복잡하고 심각하며 우리의 사명은 영광스럽고도 어렵다”면서 “우리는 상호 신뢰를 구축함에 있어 상호 호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를 대표해 각국 정부와 대표단의 성의 있고 인내심 있고 건설적인 노력에 사의를 표한다”며 “각 대표단이 지혜를 발휘해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 조화로운 동북구도에 새롭게 이바지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우 부부장의 인사말 중간에 기자들을 내보내고 각국 대표단의 기조연설 발언을 진행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북미 간 ‘BDA(방코델타아시아) 실무회의’와 관련, “북한 대표단이 항공편 사정으로 19일 베이징에 도착하는 만큼 오늘은 BDA회의를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과 미국 대표단 간의 양자회동은 18일 오후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민순 외교 '6자회담 어렵지만 최선 다 할 것'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지난 1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핵폐기 과정에 합의가 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미국의 (대북) 관계정상화 이런 과정이 포함된다”면서 “우리가 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가지는 우리에 대한 의미를 감안할 때 우리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송 장관은 6자회담 전망에 대해 “굉장히 어렵다”며 “우리 정부는 여기에 대해 결코 낙관하지 않고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송 장관은 이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이나 비료지원은 회담 테이블 위에서 논의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식량이나 비료 등의 지원은 여러 상황에 비춰서 불가피하게 (회담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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