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북항의 미래 ① 문화와 축제가 있는 볼티모어

  • 등록 2007.01.09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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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항만이 새롭게 태어난다.

  

해운과 물류환경이 달라지면서 원래의 기능이 떨어지는 항만을 자연과 비즈니스, 문화가 꽃 필 수 있는 곳으로 바꾸기 위해 정부는 전국 10개 항만을 재개발 대상지역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선 신항 건설로 물류 부담을 덜은 부산 북항을 재개발 시범모델로 삼았다. 43만평이나 되는 부산 북항의 빈 터는 어떻게 재개발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부산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부산 북항을 어떻게 재개발 할 것인가를 놓고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재개발될 북항의 컨셉은 비즈니스 중심의 두바이 모델 할 것이냐, 아니면 시민 휴식공간 형태의 시도니 모델이냐로 나눠지고 있다. 또 재개발 자본을 어떻게 마련할 건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시말해 항만의 물류, 비즈니스 기능과 시민의 휴식, 레져 등 문화의 기능 중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가의 선택이다.


다만 항만 재개발에 있어 상업, 업무 등의 기능이 강화되면 민간기업의 참여가 활성화돼 개발에 드는 공공비용이 줄어드는 반면, 휴식 공간으로써의 시민의 접근성은 떨어진다. 공공성과 개발비용의 상관관계에서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의 면적이 좌우되는 셈이다.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이냐는 자연환경, 기반시설, 경쟁도시, 경제성장 방향 등 다양한 환경들이 고려된다. 시민의 선택이 중요 결정요소다. 앞서 항만 재개발에 성공한 세계의 주요 항구도시들이 시민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 것도 앞에서 설명한 상관관계를 시민사회에 충분히 알림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이다.

  

재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난 세계의 주요 항만도시를 찾아 우리 항만의 미래를 그린다.

 

(볼티모어항구 재개발 이전과 이후)

▲ 항구재개발로 다시 태어난 볼티모어는 해마다 1300만명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미국인들이 동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 볼티모어를 찾는 이유는 그곳에는 언제나 문화와 역사가 있고, 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 그리고 먹거리 축제는 해마다 13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볼티모어는 1729년 도시가 건설된 이후 조선, 운송, 항만, 철도, 기계, 철강 산업으로 번창했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1960년대 들어서면서 마약과 범죄도시로 전락했다. 항만산업과 제조업은 쇠퇴했고 인구는 교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며 대폭동도 일어났다. 도시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마약과 범죄의 도시에서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1963년 시 관계자들, 지역 기업가, 정치인들이 하나가 되서 볼티모어항을 되살리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민관합동기구인 찰스센터-볼티모어 항구 법인이 설립됐고, 22만㎡의 버려진 해변가 공간을 재개발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마련됐다.

  

볼티모어항구 재개발 사업의 핵심 컨셉은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Festive Marketplace)'다. 문화, 쇼핑, 먹거리, 볼거리, 이벤트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1년 365일 언제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항구를 만드는 것. 즉 항구를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다.

  

볼티모어 항 내항을 따라서 문화공간, 스포츠 경기시설, 레스토랑, 상점 등이 집중적으로 배치됐다. 1만여종의 바다 생물과 양서류, 파충류 등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수족관.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에게나 과학의 재미와 경이를 발견하게 해주는 과학공원. 아마존을 그대로 옳겨 놓은 것 같은 열대우림관. 그리고 유대박물관이 서로 이웃해 자리 잡고 있다.


보고나면 먹고, 먹고나면 즐기는 해변

 

‘하버플레스 & 갤러리’라는 대규모 식당가와 쇼핑몰도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식당가에서는 볼티모어의 특산물인 바닷게 요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바닷게 전문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해안을 따라서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광장이 마련돼 있다. 해변을 거닐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문화광장의 상설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지켜볼 수가 있다. 해안에는 요트장 등 다양한 해양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8달러를 내면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는 수상택시를 타고 해상 관광을 즐길 수도 있다.

  

볼티모어항 재개발의 또다른 컨셉은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 투자하기 좋은 도시’이다.


종합해양 레저 관광도시를 만들어 가기위해 다양한 지역 혁신을 추진했다. 도시 이미지 혁신을 위해서 프로야구 낡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구장을 1억500만 달러를 투입해 복고풍으로 새로 지었다. 19세기 미국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서 지은 새로운 오리올 파크는 볼티모어가 내세우고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리올 파크에는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피크닉 공간과 야외 바비큐 그릴도 있다.

 

▲ 365일 언제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항구 볼티모어


64만의 도시, 1300만 관광객 유치

 

미국 대서양 연안의 해안 도시로 2005년 현재 인구 약 64만의 볼티모어는 이러한 치밀한 재개발 프로젝트에 의해 이제는 연 1300만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문화, 스포츠 시설들을 효과적으로 잘 조화시킨 덕분이다. 볼티모어 항구 재개발 성공사례는 유럽, 캐나다, 호주, 아시아 각국 항구도시 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다.

  

볼티모어 항구개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면, 아직도 항만의 경제적 기능을 왕성히 하고 있는 부산 북항의 재개발은 제조업, 조선업, 물류 등 기존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해안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안일 것이다. 문화·관광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혁신적인 항구도시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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