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 경제 작년 말 성장경로 따라갈 것'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경기가 수출 호조 등에 힙입어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고 이는 소비, 설비투자 회복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건설투자가 개선조짐을 보이고 수출은 두 자릿수의 높은 신장세가 유지된 점이 판단근거로 제시했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경기 흐름에 관한 종합진단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한은은 또 생산활동은 제조업 생산이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서비스업은 비교적 견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는 미국 경제와 유가, 환율의 향방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이 예상외로 악화되지 않는 한 대체로 작년 12월초 전망했던 성장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고 종합평가했다.
다만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여전히 잠재해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이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경상수지는 국제 유가가 예상외로 오르지 않는 한 대체로 균형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다음은 한국은행이 분석한 최근 경제동향 이다.
Ⅰ. 해외경제동향
1. 주요국 경제
▲ 미국경제 : 완만한 성장세
11월중 비방위자본재수주가 2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산업생산이 소폭 증가하고 소비지출도 비교적 견실한 모습이다.
주택경기는 주택판매가 증가하는 등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기미고, 11월중 소비자물가가 전월 수준에서 안정된 반면 생산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반등 등으로 큰 폭 상승(전월대비 +2.0%)했다.
▲ 중국경제 : 고성장 지속
11월에도 생산과 수출 등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된 모습이다.
▲ 일본경제 : 회복기조 유지
11월중 생산과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소비도 소폭 증가했다.
▲ 유로지역 경제 : 회복세 지속
10월중 수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고 소매판매가 증가로 반전된 가운데 고용사정도 양호한 모습이다.
2. 국제금융시장
▲ 주요국 주가 : 상승세 지속
미국 주가는 Dow지수가 인수합병과 기업실적 호조, 일부 경제지표 호전 등에 힘입어 작년 12월말경 사상최고치(12.27일 12,510.6)를 기록했다.
유로지역 주가는 경기회복세 지속 전망, 미국 증시 호조 등으로 작년 12월 15일에는 2001년 8월 이후 최고치(4,140.7)를 기록했다.
일본 주가도 기업배당 증가 전망,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업종 주가 강세 등으로 상승했다.
▲ 미 국채금리(10년 만기 국채수익률) : 12월중 상승
작년 12월중 미 국채금리는 고용, 소매판매 등 긍정적인 경제지표 발표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반등 했다.
▲ 미 달러화 : 12월중 강세로 전환
유로화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유로화 가치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매물 증가 등으로 소폭 강세를 보였으며 엔화에 대해서는 일본의 3/4분기 성장률 하향수정, 일본은행의 금리동결 등으로 큰 폭 절상했다.
3. 국제유가와 기타원자재가격
▲ 국제유가 : 12월중 하락
OPEC의 추가감산 결정(12.14일)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기후 지속에 따른 미 난방유 수요둔화 예상 등으로 하락했다.
▲ 기타원자재가격 : 12월중 상승
구리 가격이 큰 폭 하락했으나 원면, 옥수수 등은 강세시현이고, 구리 가격이 양호한 시장수급 여건, 일부 제련소의 파업 종료 등으로 전월말대비 10.4% 하락한 반면 알루미늄 가격은 재고 감소로 4.2% 상승했다.
원면 가격은 재배감축 우려, 투자펀드 자금 유입 등으로 전월말대비 14.9% 급등했으며 옥수수 가격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산지의 기상악화로 3.5% 상승했다.
한편 금 가격은 달러강세의 영향으로 중순에 큰 폭 하락하였으나 이후 미 생산자물가 상승 등으로 하락폭이 축소되며 2.2% 하락했다.
Ⅱ. 국내경제동향
1. 수요와 산업활동
▲ 소비 : 완만한 증가세
11월중 소비재판매(전년동기대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9~10월 4.6% → 11월 4.1%)
품목별로는 음식료품 등이 부진했으나 가정용 기기, 의류 등의 판매는 호조 했으며, 12월중 소비는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조사 됐다.(업계 모니터링 결과)
대형마트 매출이 크리스마스 연휴 등으로 다소 호전되었으나 백화점 매출과 승용차 내수판매는 전년동월의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했다.
▲ 설비투자 : 완만한 증가세
11월중 설비투자추계지수는 반도체제조장비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자동차투자 부진 등으로 신장세가 둔화됐다.(9~10월 10.7% → 11월 5.3%)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 둔화됐다.(9~10월 34.9% → 11월 11.5%)
▲ 건설투자 : 회복 조짐
11월중 건설기성액은 공공부문의 견실한 증가와 주거용 건축의 회복 등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9~10월 11.8% → 11월 7.4%)
선행지표인건설수주액(47.4%→44.2%)과건축허가면적(13.3% → 26.0%)도 높은 증가세 지속했다.
▲ 제조업 생산 : 증가세 둔화
11월중 제조업 생산(전년동기대비)은 전년동월의 생산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 둔화됐다.(9~10월 10.7% → 11월 6.5%)
업종별로는 선박과 자동차가 견조한 신장세를 나타냈으나 반도체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영상음향통신은 감소폭이 확대했다.
평균가동률이 전월보다 상승(10월 81.5% → 11월 82.4%)한 반면 재고율은 비슷한 수준(91.3% → 91.4%)이다.
▲ 서비스업 생산 : 견실한 증가
11월중 서비스업 활동(전년동기대비)은 5.2% 늘어나 견실한 증가세 유지(9~10월 4.9% → 11월 5.2%)했다.
주택거래(부동산·임대업), 금융기관 대출(금융보험업), 수출(운수업) 관련 업종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신장세를 보였다.
2. 고용
▲ 고용사정 : 다소 부진
12월중 취업자수(계절조정전)는 증가세가 소폭 확대되는 데 그침(10월 +27.8만명 → 11월 +26.7만명 → 12월 +29.0만명)
산업별로는 농림어업(-1만명 → +1만명) 및 건설업(+2만명 → +5만명)이 다소 개선됐으나 서비스업(+30만명 → +28만명)은 소폭 둔화 했으며,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29.5만명으로 전년(29.9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12월중 실업률(계절조정후)은 3.3%로 전월대비 0.1%p 하락했고, 연간 실업률은 3.5%로 전년(3.7%)보다 0.2%p 하락했다.
3. 물가와 부동산가격
▲ 소비자물가 : 2%대 초반의 안정세를 유지
(전년동월대비 10월 2.2% → 11월 2.1% → 12월 2.1%)
12월중 전월대비로는 석유류(-0.3%)가 하락했으나, 채소·과실 등 농축수산물(2.5%)과 집세(0.2%), 공공요금(0.2%) 등이 올라 0.3% 상승했다.
근원인플레이션도 안정세 지속 (10월 2.0% → 11월 2.1% → 12월 2.1%)
▲ 아파트 매매가격 : 전월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세
(전월대비 10월 1.5% → 11월 3.8% → 12월 2.1%)
11.15대책 발표 영향 등으로 전월보다 오름세가 둔화되었으나 수도권 지역(3.6%)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상승률 기록했다.
▲ 아파트 전세가격 : 비수기 등으로 상승폭 축소
(10월 1.2% → 11월 1.2% → 12월 0.6%)
4. 대외거래
▲ 수출(통관기준) : 두 자릿수의 견실한 증가세 지속
(전년동기대비 9~10월 15.7% → 11월 18.7% → 12월 13.8%)
12월에는 영업일수 감소(△2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철강·금속, 선박 등 주력 품목들의 수출 호조가 지속했다.
▲ 수입(통관기준) : 증가세 소폭 확대
(9~10월 17.6% → 11월 12.2% → 12월 13.8%)
용도별로는 소비재의 수입 신장세가 둔화됐으나 원자재와 자본재는 전월보다 증가세 확대됐다.
▲ 11월중 경상수지는 월간 사상최대치인 42억$ 흑자를 기록
(9월 14.1억달러 → 10월 17.6억달러 → 11월 42.4억달러)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품수지 흑자(57.1억달러)가 크게 늘어난 데 기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