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부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관장 : 엄성필)이 미국 내 자동차 부품 기업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구매 담당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장점으로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 정확한 납기 준수, 각종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 견적(RFQ) 요청에 대한 빠른 회신, 그리고 성실한 업무 수행 능력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구매 담당자들은 한국 업체들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 아래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바이어 측이 원하는 양식에 맞춰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전 세계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바이어 입장에서는 모든 자료를 동일선 상에서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견적서 등은 검토 단계에서 제외되기 쉽다.
아 울러, 양산제품의 품질이 샘플과 동일한 품질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이어들은 '샘플 품질 = 양산품 품질'이라는 가정 하에 구매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에 양산에 들어간 제품 품질이 샘플 제품의 품질과 차이가 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간혹, 샘플은 정성스럽게 만들어 오더를 수주한 이후 정작 제품 양산시에는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여 바이어의 신용을 잃는 사례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 생산 초기에 발생하는 품질 불안정을 조속히 안정시켜야 한다. 샘플 제작과정을 여러 번 거쳤더라도 공장 라인에서 직접 생산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요인으로 생산제품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이런 품질 불안정 기간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냐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회사인 A사의 공급망 관리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의 그룹 내 납품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해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평판도 매우 좋은 편”이라며, “제품의 품질 안정성이 보완된다면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엔지니어링 변경에 대한 유연성 및 대응 속도를 개선해야 한다. 통상 바이어가 양산을 위한 구매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처음에 제시했던 제품 도면에서 기능개선 및 원가절감을 위해 도면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국내업체의 적극적인 대처는 물론 대처하는 시간을 줄여 줌으로써 바이어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끝으로, 개선점 중 자체 해결이 가장 어려운 것이 물류회사 관리이다. 적기 납기를 위해 현지에서 재고 및 납기를 관리하는 물류회사를 지정하여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에 있는 업체들이 현지에 있는 물류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K사는 “관리 시스템 상의 재고와 창고 재고가 맞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하며, 심지어는 창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제품이 손상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끊임없이 재고량과 제품 상태를 확인하는 등 물류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KOTRA 엄성필 디트로이트무역관장은 “최근 해외 아웃소싱 확대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부품의 몸값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며 “품질 안정, 물류 관리 개선 등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경우,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미국 수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