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기대가 다시 약해지면서 해운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외국 상선을 나포하고 해협 통제를 강화하면서, 한때 제기됐던 부분적 정상화 기대는 다시 후퇴하는 분위기다.
최근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될 경우 제한적 통항 재개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기뢰 존재 여부, 통항 허가 절차, 안전보장 방식 등 핵심 조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이 선박 통항에 자국 혁명수비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선사들의 부담도 커졌다.
상선 나포는 시장 불안을 다시 키운 직접적 계기가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4월 2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국 상선 2척을 나포했고, 이 조치 이후 해협 통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경계 수준을 넘어 실제 상업선박 억류 위험이 재부각되면서, 선사들은 운임이나 항로 효율성보다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기뢰 위협도 통항 재개를 가로막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해운사들은 해협 운항 재개에 앞서 기뢰 위험과 실제 안전조치가 어떻게 이행될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해운회의소(ICS) 역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해 위험평가 강화와 검증된 보안지침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IMO는 지난 3월 특별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공격과 위협을 규탄하며 안전통항 체계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IMO는 최근에도 중동 해역 불안으로 호르무즈를 빠져나오지 못한 선박과 선원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며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르무즈 불안은 에너지와 해운시장에도 직접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 로이터는 해협 상황 악화와 함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라는 점에서 통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선박 운항비와 보험료, 우회 항로 부담까지 함께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정상화보다 고위험 구간 관리가 더 현실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군사적 긴장 완화만으로는 통항이 회복되기 어렵고, 상선 안전보장과 기뢰 제거, 명확한 통항 절차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중동 항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선사들의 보수적 운항 기조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