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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글로벌 해운 비상…탱커·LNG선 발묶이고 보험료 급등

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글로벌 해운 비상…탱커·LNG선 발묶이고 보험료 급등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탱커는 물론 일반 화물선과 컨테이너선까지 항만 진입과 출항에 차질을 빚으면서, 해상 운송 지연이 에너지 공급망과 물류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에는 원유·LNG 탱커와 화물선을 포함해 최소 200척이 공해상에 대기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해협 바깥에서 항만 진입을 기다리는 선박도 수백 척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해상 요충지인 만큼, 이번 차질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해운시장 전체의 불안 요인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 선박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북단으로 향하던 몰타 선적 컨테이너선이 투사체에 맞아 선원이 퇴선했고,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인근에서는 원유 탱커와 벌크선이 각각 파편과 투사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이 일대에서 손상된 선박은 최소 8척 이상으로 파악된다.

운항 차질은 에너지 수출국의 생산과 선적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라크 남부 유전의 원유 생산은 해협 봉쇄 여파로 기존 하루 430만 배럴 수준에서 13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다. 원유를 실어 나를 탱커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남부 수출 터미널의 선적 작업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LNG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카타르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출항한 일부 LNG선은 유럽 대신 아시아로 항로를 바꿨다. 아시아 바이어들은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현물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수입국들의 에너지 물류 불안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운 비용 상승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쟁위험 보험료는 선박 한 척당 선가의 0.25% 수준에서 최대 3% 안팎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2억~3억 달러 규모 탱커를 기준으로 보면 항차당 전쟁보험료가 수백만 달러대로 뛰는 셈이다. 보험료 급등과 선박 대기 장기화가 겹치면서 해운사와 화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선원 안전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 노사협의체는 중동 걸프 해역의 위험도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고, 선원들이 해당 해역 항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일부 유럽 선원단체는 걸프 해역에 고립된 선원들의 귀환과 안전 확보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선박 우회, 선복 부족, 운임 상승, 보험료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와 원자재 수송이 흔들릴 경우, 해운시장뿐 아니라 제조업과 물가, 금융시장 전반에도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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