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해진공·해운협회, 중동전쟁 대응 긴급 간담회…국적선사 지원방안 본격 논의
중동 분쟁 확산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기와 국적선박 안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가 해운업계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선사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운항 지연과 보험료 급등, 연료비 상승, 선박 안전 문제 등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현장 애로를 반영한 금융지원과 대응체계 보강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중동전쟁 대응 해운기업 긴급 간담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적선사들도 참석해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현장 상황과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해수부는 지난 11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등 수출입 물류 영향과 중동 지역에 기항하는 국적선사 현황을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해진공도 분쟁 초기부터 고객 선사를 대상으로 선박 고립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중동 상황 긴급 안정대응반’을 가동해 왔다. 공사 누리집에는 온라인 피해 상황 접수처를 운영하며 국적선사의 운항 차질과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라 선사들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업계는 선원과 선박의 안전 확보, 선박 연료유 가격 급등, 운항 차질에 따른 영업손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기했다. 해운협회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해협 봉쇄로 국적선박 26척과 선원 600여명이 해당 해역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항 중단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쟁보험료는 1100%, 저유황유 가격은 227% 상승해 선사들의 재무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선박 억류에 따른 전체 손실액이 하루 143만달러, 월간 약 1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중소선사의 경우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선사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호르무즈 봉쇄 선박 지원 필요성을 건의했다. 정부와 해진공은 간담회에서 피해 선사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방안도 안내했다. 주요 내용은 선사 피해접수처 운영, 운영자금 단기 차입 시 보증 지원, 구조혁신펀드를 활용한 유동성 공급, 위기대응펀드를 통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 세일앤리스백 지원조건 완화, 정책금융기관 공조 지원 등이다. 이 가운데 구조혁신펀드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선사당 최대 1000억원 규모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세일앤리스백 지원은 원리금 상환 일정 조정과 담보인정비율 상향, 금리 할인 등을 포함한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해진공이 연계하는 공조 지원도 검토된다. 해운업계는 특히 중소선사의 경우 선박 한 척의 운항 차질만으로도 회사 전반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실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을 통해 업계 애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피해신고 창구와 지원제도 안내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중동 분쟁은 국가 공급망 안보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한 금융 지원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 선사들이 어떤 대외 변수에도 흔들림 없이 운항에 전념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도 상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원배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은 피해를 보고 있는 국적선사에 대한 금융 지원 절차를 축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사태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단계별 지원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해운협회는 분쟁 초기부터 ‘중동 상황 신고센터’와 ‘선원 비상 상담·소통방’을 운영하며 선사 피해 모니터링과 선원 안전 확보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