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K전략상선대 도입 공론화…해양안보·공급망 대응력 강화 필요성 제기
우리나라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K전략상선대 도입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1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을 해상운송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구조상 국가 차원의 전략상선대 구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번 세미나는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가 주관했다. 주제발표는 중앙대학교 우수한 교수가 맡아 K전략상선대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어 성결대학교 한종길 교수가 좌장을 맡아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우수한 교수는 우리나라 무역의존도가 79%에 이르고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해상수송 역량이 곧 국가경제와 안보의 기반이라고 진단했다. 원유와 LNG, 철광석, 석탄 등 핵심 전략물자의 대부분이 바닷길을 통해 수입되는 구조인 만큼 해상운송 차질은 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LNG 국적선 적취율 하락이 심각한 문제로 제시됐다. 우 교수는 2020년 52.8%였던 LNG 국적선 적취율이 2024년 38.2%로 낮아졌고,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9년 12%, 2037년에는 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핵심 에너지 수송을 외국 선박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해상 공급망 리스크도 전략상선대 도입 필요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우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 위기, 중동 정세 불안,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해상운송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해상운송 차단 시 제조와 유통, 에너지, 금융 부문을 포함한 국내 일일 경제 손실이 5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산업 기반 약화도 함께 거론됐다. 우 교수는 2024년 국가별 벌크선 수주 실적이 중국 936척, 일본 352척, 한국 1척으로 집계됐다며, 중국 대비 20~30% 높은 건조비와 국내 벌크선 건조 기반 약화가 지속되면서 유사시 전략물자 수송을 외국 선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 사례를 보면 미국은 군수지원형, 민관협력형, 경제안보형을 결합한 3축 해운전략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은 준국적선 제도를 통해 비상시 편의치적 선박을 일본 국적으로 전환해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호주 역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전략선대를 별도로 육성하고 있다. 우 교수는 이 같은 사례를 들어 한국도 평시에는 상업 운항을 하되 유사시 즉각 동원할 수 있는 전략상선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가 제시한 한국형 전략상선대 규모는 200척이다. 전시 물동량의 40~50% 수준을 감안해 벌크선 60척, 유조선 48척, 컨테이너선 50척, 자동차선 9척, 가스선 33척을 확보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6~2027년에는 전략상선대법 제정과 국가 예산 확보, 국가필수선박 확대 등 법제 정비와 초기 재원 마련을 추진하고, 2028~2037년에는 조선소 현대화 투자와 연간 10척 수준의 전략상선대 건조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2038~2040년에는 200척 체제를 완성하고 국적선 적취율 50%를 확보해 조선과 해운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건조와 운영을 뒷받침할 지원책으로는 선가의 90%까지 장기 저리 융자를 제공하는 정책금융 체계와 함께 핵심 에너지 물량의 국적선 70% 의무 배정 방안이 제시됐다. 평시에는 전략물자 화물 우선 배정과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전시에는 영업손실과 계약 위약금, 보험료 등을 보전하는 운영지원 체계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우 교수는 전략상선대 도입 효과로 에너지 수송 주권 확보와 조선·해운 선순환 생태계 복원, 국가 안보 핵심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련해서는 신조선 투입액 26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총 생산유발 효과 59조원, 조선 및 연관산업 직접 고용 4만5000명 규모의 효과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해양수산부 심상철 과장, 한국해운협회 김경훈 이사, 한국무역협회 한재완 실장, 한국해양진흥공사 김형준 본부장, 김앤장 이재복 변호사가 참여해 전략상선대 도입 필요성과 법제화 방향, 정책금융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해운산업을 단순 물류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안보와 공급망 회복력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으로 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