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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해운업계, 유가 급등에 정부 지원 촉구…“배 띄울수록 적자” 호소

연안해운업계, 유가 급등에 정부 지원 촉구…“배 띄울수록 적자” 호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여파로 연안해운업계가 정부에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안여객선과 연안화물선 사업자들은 연료비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정상 운항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제도 개선과 범정부 차원의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운조합은 전국 55개 연안여객선 사업자와 850개 연안화물선 사업자가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해상용 경유 가격 급등에 따른 현장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연안해운업계는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적용을 받는 육상 운송용 경유보다 해상용 경유를 더 비싸게 공급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연안여객선과 연안화물선 모두 연료비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경영 압박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조합은 2026년 2월 리터당 790원 수준이던 여객선 면세 경유가 4월 들어 1600원대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선 과세 경유 역시 2개월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해 230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업계는 4월 1일 기준 여객선 면세 경유가 1692원, 화물선 과세 경유가 2382원 수준으로 책정될 경우 여객선사의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되고, 화물선사 역시 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운항을 이어갈수록 손실이 누적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에서 소형 화물선으로 생필품을 운송하는 한 업체 대표는 1항차 운항 때 이윤은 약 30만원 수준인데, 유류비가 추가로 80만원가량 발생해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이 개별 선사의 채산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도서지역 주민의 이동권과 국가 산업 물류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안여객선은 섬 주민의 사실상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데다 의료·행정 서비스와도 직결돼 있고, 연안화물선은 철강·시멘트 등 주요 산업의 원부자재 수송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운항 축소나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도서지역 생활 불편은 물론 제조업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연안해운업계는 정부에 선박용 경유 최고가격제 도입, 여객선 대상 한시적 유가연동보조금 신설, 화물선을 포함한 선박 유가연동보조금 지급구간 상한 현실화, 관계부처 협력을 통한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을 요청했다.

한국해운조합도 자체 대응책 검토에 나섰다. 조합은 약 170억원 규모의 적립 재원을 활용해 유류 구입비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선사를 선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은 개별 선사의 비용 절감 노력과 조합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최근의 급격한 유가 상승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유가 폭등은 이례적인 수준의 재난에 가깝다”며 “해운조합과 개별 선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만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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