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측, 개성공단 중요성 다시한번 강조
EU측 7년이내 관세철폐 제시 불만 제시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 첫날, EU측은 우리측이 제시한 상품 양허(개방)안 수준을 놓고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는 등 격론이 오갔다.
김한수 한-EU FTA 협상단 수석대표는 16일 저녁 7시(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전체회의와 상품양허 부문 협상은 대부분 우리나라 상품 양허안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며 “EU측은 전체회의의 상당부분을 우리 양허안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고 협상 첫날 분위기를 전달했다.
김 대표는 “(EU측)자신들은 모든 상품에 대해 7년내 모두 관세철폐를 제안했는데 한국측은 상당품목이 7년을 넘게 돼 있다는 점, 250개 품목은 기타로 분류한 점, 조기철폐(즉시, 3년)가 양국간 많은 차이가 나는 점을 불만족스러워했다”고 전달했다. (사진:김한수 한국측 수석대표(왼쪽)와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가 16일 한-EU FTA 2차 협상 첫날 회의에 앞서 포토섹션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EU측은 특히 미국과 경쟁하는 많은 품목이 있는데 이를 미국보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대우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했다“며 ”다음 협상까지 (한국측이)개선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EU측은 자신들이 제시한 양허 내용을 후퇴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우리측은 EU가 섬유나 의류 등의 부분에서 상호적용 등의 조건을 별도로 구분해 나중에 참고용으로만 삼는다면 양자간 양허안에 대한 추가개선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상호교환하자고 제의했다”며 “이에 대해 EU측은 답변하지 않은 채 섬유.의류 등은 자신들이 민감해 조건을 달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농산물 부문과 관련 “EU측은 농산물의 경우 균형을 요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한국도 어려움 품목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자신들의 실질적인 관심이 있는 농산물 품목에 대해 목요일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해 2차 협상 중 농산물 분야의 쟁점품목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측은 250개 농수산물 품목을 관세철폐기간 등을 정하지 않은 ‘기타 품목’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타품목 중 제일 큰 것이 냉동삼겹살인데, 국내 자급률이 55%,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한다”면서 “보다 싼 값으로 들어오면 소비자에게는 도움이 되고 국내 농가의 생산이 감소하기보다는 칠레.미국과의 경쟁균형(대체효과)이 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를 다시한번 강조했다”며 “EU측은 법률.정치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라 통상당국자들이 판단하기에는 어려워 9월 협상 이후 전체적인 협상 흐름을 봐서 EU외교당국과 논의해 보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동차 품목의 관세철폐 기간과 관련, “우연히 우리측과 EU측이제시한 관세철폐 시기가 7년으로 같다”며 “산업관장 부서에서 제시한 것인데, 일단 7년으로 잡더라도 매년 1%포인트씩 관세 감축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측이 EU측에 자동차 관세철폐기간을 더 단축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EU측이 수용한다면 EU 양허안은 거의 100% 5년내 철폐가 된다”면서 “그럼 우리측 양허안도 그에 상응해 크게 개선하지 않고는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내에 돌가 부처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날 협상에서는 또 자동차 비관세장벽에 대해 EU측은 유엔 ECC(경제위원회) 협정의 전체 120개 기준 중 102개 기준을 7년에 걸쳐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자동차시험검사소의 인원 등 예산문제가 수반되는 문제라서 일괄적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울러 동물복지개념 인정 요구에 대해서는 “EU측이 각 회원국의 고위층 및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FTA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면서 “자신들이 담고 있는 것은 국제세미나 개최, 정보.전문가 의견 교류 등의 협력 차원에서 제기한 것으로 무역과 연계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