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의 날개나 발전기의 터빈과 같은 회전체에 가해지는 변형을 운행 중에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능시스템연구본부 황요하 박사팀은 산자부 핵심기술개발사업 및 KIST 자체 연구 사업으로 4년여 동안 연구해온 결과 광섬유 센서를 이용하여 회전체의 변형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엔진이나 헬리콥터의 날개와 같은 회전체들은 기계시스템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외부의 저항에 맞서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만큼 항상 고장이나 갑작스런 파손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것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회전체 표면에 센서를 부착하여 회전체에 걸리는 변형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왔으며 대표적으로 스트레인 게이지가 사용되고 있다.

한 개의 센서 당 여러 개의 전선을 필요로 하는 스트레인 게이지는 잡음에 매우 취약하여 대형 회전체에는 적용이 어려우며 측정점의 숫자가 늘어나면 필요한 전선의 숫자도 같이 늘어나게 되어 배선이 어려워진다. 또한 외부와의 신호 연결 시 회전에 따른 전선의 꼬임을 해결하기 위하여 회전부와 고정부 사이에 미끄럼 접촉 구조를 다수 가지는 슬립링을 사용하거나 회전체상에 무선장치를 설치하여 외부와 연결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으나 두 방식 모두 사용상의 심각한 제한점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회전체의 상태 감시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으로 적용이 되어 왔다.

새롭게 개발된 이 기술은 광섬유 센서를 회전체에 설치하고, 센서와 외부 측정기기를 빛을 이용하여 연결함으로써 기존 측정기술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즉, KIST 연구팀은 공간을 통하여 전달이 가능한 빛의 특성을 이용하여 광섬유 센서가 다수 가공된 한 가닥의 광섬유를 회전체에 부착한 뒤 한쪽 끝을 회전축의 중심에 설치하고, 이와 마주 보는 고정부위에 또 하나의 광섬유를 설치했다.

이와 같은 구조로 회전체의 센서신호와 외부의 신호처리부를 전선이 아닌 빛으로 연결함으로써 기존 방식의 연결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광섬유 센서는 감도가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잡음에 강하고 전자파의 영향도 받지 않으며 거리에 따른 전달손실이 매우 작은 등 스트레인 게이지보다 뛰어난 센서 특성을 가지고 있고 회전체 상에는 한 가닥의 광섬유만을 설치함으로써 복잡한 배선 등의 문제가 없으며, 회전체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변형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회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광신호의 전달 손실변화 문제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했으며, 실시간으로 변형을 계산하기 위하여 KIST 광기술연구센터에서 개발한 고속의 광신호처리 장치를 사용했다.

본 기술은 작년 9월 비엔나에서 개최된 회전체 전문 학회(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tor Dynamics)의 기조연설 시간에 특별 소개되기도 하는 등 회전체 모니터링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적인 진보로 평가되고 있다.

회전체는 모든 기계시스템의 핵심요소로서 설계 및 운용 단계에서 이들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산업의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새롭게 개발된 본 기술은 측정 성능이 우수하며 설치가 간단하고 저비용에 구현이 가능하여 기존 방식에 비하여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드럼세탁기와 같은 작은 회전체뿐만 아니라 크기가 커서 기존 방식으로는 상태감시가 불가능했던 선박의 추진 스크루나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같은 대형 회전체, 터빈과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 운용되는 기계에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KIST 연구팀은 국내 및 국외에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이며 현재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산업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