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틀러 수석대표 “의회 요구 충족위해 모든 노력”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측 수석대표는 미 상하원 의원 15명이 자동차 협상과 관련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대해 "주의깊게 (서한내용을)고려하고 있으며 이들 의원을 포함해 다른 의원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오토 코커스'(미국 의회 내 자동차모임)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칼레빈 상원의원 등이 보낸 서한에는 한미FTA 협상을 통해 한국시장내 미국차 수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미국 자동차 관세인하와 연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관리무역에 근거한 보호주의적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미FTA 협상이 중요한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한 유감을 전달한 바 있다.
커틀러 수석대표가 이번 8차 한미FTA 협상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분야로 꼽으면서까지 자동차 부문에 열의를 보이는 데에는 이 같은 미 의회의 서한이 FTA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8차가 마지막 협상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문이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또 한미 양측의 농업관련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이번 회담이 한미FTA와 별개의 논의이긴 하지만, 나는 그와 같은 (한국측)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의회가 우리에게 강조한 것은 한국의 쇠고기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으면 FTA도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5, 6일 양일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농업관련 고위급 협의를 가진 자리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 폐기하고 나머지 선적분은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이달 중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미측은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미측 축산업계의 반응을 의식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었다.
그는 무역구제 협상과 관련해서는 "지난 7차 협상 때 김종훈 수석대표와 무역구제와 관련한 한국측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면서 "이번 협상에 고려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아이디어들이 서울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그러나 최근 6차 회담이 성과를 나타내고 북미간 관계가 호전되고 있는 것이 개성공단 원산지 예외 규정에 대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의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은 여전히 똑같다. 개성공단 상품이 한미 양국간 상품교역에 포함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8차 협상 전망과 관련, "이번 8차 협상이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라며 "봄이 빠르게 오고 있고 협상에 있어서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현재 남아 있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며 "균형잡힌 높은 수준의 협상을 이끌어낼 준비가 돼 있고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에 맞춰 마무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낙관했다.
다음은 제8차 한미FTA 협상장에서 진행된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이번 주 초에 미 의회 의원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자동차협상 관련 서한을 보냈는데 이번 협상에 영향이 있나
"자동차와 관련해 의회가 보낸 서한을 주의 깊게 고려하고 있다. 우리는 하원 세입위원회를 포함해 미국 의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서한은 (미국 자동차에 있어) 평등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와 만나 한국의 자동차시장을 개방하고자 설계된 여러 제안들을 논의할 것이다."
-농업 고위급 협상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쇠고기 검역기준을 조정할 의사가 있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충분한가.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와 크라우더 협상대표가 쇠고기시장 재개방을 위해 만났을 때 민 차관보는 미국 수출업자들이 '뼈 없는 쇠고기'만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으로 안다.
우리는 그런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 (광우병 등 우려로 쇠고기에 뼈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갖는 게 아니고 상업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형태가 아니다.
쇠고기 시장의 완전 재개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미 의회가 분명하게 강조했던 것은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 재개방 없이는 FTA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반덤핑 개선제안은 어디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나.
"워싱턴 7차 회담에서 김 대표와 한국의 최근 입장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워싱턴에서 논의된 아이디어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6자 회담이 성과를 거두고 북미 회담 등을 통해 북미 관계가 호전되고 있는데 개성공단 문제의 진전 계기가 될 수 있나.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똑같다. 개성공단 제품이 한미 양국 간의 교역과 투자증진 목적으로 체결되는 한미 FTA에 포함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협상시한에 쫓겨서 낮은 수준의 FTA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협상시한을 늘릴 생각은 없나.
"나는 그렇게(낮은 수준의 FTA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7차 협상 이후로 많은 논의가 있었고 고품질의 협정을 만들어낼 준비가 돼 있다. 시한이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시한을 맞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의약품 협상에서 한국 측의 제안은 수용 가능한가
"의약품 분과는 이번 주 협상에서 매우 집중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한국 측과 긴밀히 협상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