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항만 향해 친환경 안내선 시대 개막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송상근)가 전기추진 방식의 신규 항만안내선을 취항시키며 부산항 탈탄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음과 매연이 없는 친환경 선박 도입으로 시민에게 보다 쾌적한 항만 견학 환경을 제공하고, 부산항의 친환경 항만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부산항만공사는 11일 부산항 북항 일원에서 국회의원, 시민단체 대표, 항만·물류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항만안내선 ‘e-그린호’ 취항식을 열고 본격 운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가 운영하는 항만안내선은 2005년 도입 이후 20년간 약 20만 명의 국내외 방문객에게 부산항 현장을 소개하며 ‘부산항 알리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전체 탑승객의 약 70%가 일반 시민과 학생으로 집계되는 등 부산항에 대한 국민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는 평가다.
공사는 기존 안내선 ‘새누리호’의 선령이 28년에 이르면서 선체 노후화에 따른 안전성과 효율성 저하가 우려됨에 따라 신조선 도입을 추진했다. 신규 선박은 부산 향토 조선소인 ㈜강남에서 건조를 마친 뒤 올해 8월 공사에 인도됐으며, 약 4개월간의 시범 운항을 통해 운항 안전성을 점검했다.
이번에 취항한 e그린호는 총톤수 309톤, 길이 40m, 폭 11m 규모의 2층 구조 쌍동선(catamaran)으로, 기존 안내선보다 약 2배가량 커진 선형을 갖췄다. 최대 승선 인원은 88명, 최대 속도는 17노트이며, 국내에서 항만안내선 역할을 수행하는 관공선 가운데 최초로 환경친화적 선박 인증을 받았다.
e그린호는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00% 전기추진선이다. 운항 중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고 매연을 배출하지 않아, 탑승객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북항 컨테이너 부두와 항만시설 일대를 둘러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친환경 안내선 도입이 국제 해운·물류업계의 탈탄소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계 7위 컨테이너 처리 항만이자 글로벌 2위 환적항만인 부산항의 위상에 걸맞은 안내선을 확보함으로써, 부산항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에게 한층 품격 있는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그린호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정기 운항한다. 승선 신청은 부산항만공사 누리집 내 ‘항만안내선 신청’ 코너를 통해 가능하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다음 달 운항분 예약이 순차적으로 열린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e-그린호는 이름처럼 부산항을 더 푸르고 깨끗하게 만드는 친환경 항만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청정한 바다 위에서 부산항의 다양한 매력을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