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국내 원유수급 비상…KMI, 공급망 다변화 주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원유 수급 차질과 해상운송 비용 급등,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MI는 3월 발간한 동향분석 보고서에서 원유·LNG 대체 조달과 우회 운송 비용 지원, 중장기적 수입선 다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34%, LNG의 20%가 통과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초크포인트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원유 수입량은 1억3700만톤 수준이다. 국내 정제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하루 평균 1~1.5척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 국내 항만에 입항하는 구조여서, 해협 봉쇄가 이어질 경우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KMI는 분석했다.
실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평시 대비 90% 이상 급감했고,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연료가격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6일 기준 국제유가는 교전 이전인 2월 27일과 비교해 WTI 36%, 브렌트유 28%, 두바이유 45% 상승했으며, 동북아 LNG 가격(JKM)도 같은 기간 46% 뛰었다.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보험 프리미엄 역시 0.25%에서 3%로 높아져 해상운송 부담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KMI는 특히 국내 정유설비가 비중과 황 함유량이 높은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 설계돼 있어 단기간 내 대체 조달이 쉽지 않다고 짚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석유화학, 전력,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 전반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오를 경우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으며, 50달러 상승 시에는 성장률 1.07%포인트 하락, 물가 1.41%포인트 상승 가능성도 제시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과 UAE 우회 경로 등 제한적 대체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고,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에 근거해 원유와 LNG의 대체 조달 및 우회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형 전략적 잉여 LNG 제도 도입, 수입선 다변화, 우회 항로와 복합운송 네트워크 확보,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등 대체 공급망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컨테이너 해운 시장에 대한 직접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의 대걸프만 연안국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은 전체의 1% 미만이지만, 중동 서비스 차질과 전쟁위험할증료 도입, 환적항 적체 가능성 등으로 간접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