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전국의 해양경찰 직원·전경 여러분!
희망찬 2007년, 정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뜻깊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정든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전국의 바다와 낙도·오지의 파·출장소에서 맡은 바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직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일만여 해양경찰 동지 여러분!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어렵게 재개된 베이징 6자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금년에도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일본은 해양관련 정보와 정책입안 등을 전담하는 '해양정책장관'을 신설하고,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종합해양정책회의'를 만들기 위해'해양기본법'제정을 추진하는 등 해양정책을 크게 강화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및 EEZ와 대륙붕 관할권을 수호한다는 명분 아래 최신 함대를 보강하기 위한 '4대 군사력 강화계획'을 통해 현대화된 정예군 육성에 나서고 있어 한반도 주변수역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도, 한-미 FTA 협상을 둘러싼 갈등과 원화 절상 등으로 국가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연말에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영향으로, 선거가 임박할수록 여러 이익집단들의 다양한 요구가 분출될 것이며, 이러한 사회적 불안을 틈타 각종 범죄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 5일근무제 정착과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해양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요구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해상치안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서도, 우리 해양경찰은 국민적 성원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완벽한 해상치안을 확보하고 국·내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세계일류 해양경찰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현재 우리 해양경찰이 직면한 현실을 냉철히 통찰해 보고, 우리가 금년도에 시급히 추진해야할 과제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직원 각자가 늘 깨어있는 해양경찰인이 되어 새로운 해양경찰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해양경찰 역사 반세기만에 최초로 자체에서 청장을 배출하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이는 청장 개인의 영광을 떠나 수많은 해양경찰 선배들과 우리 동료들의 오랜 숙원이었고, 해양경찰이 50여년만에 이제야 비로소 홀로서기를 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해양경찰의 오늘이 과연 우리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알고있는 것처럼, 이는 우리의 노력과 함께 21세기 새로운 해양시대의 도래, 한반도 주변수역에서의 국제적 긴장 고조 그리고 해양주권에 대한 높아진 국민적 관심이 모여 오늘의 해양경찰을 있게 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해양경찰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하겠습니다. ‘국민의 신뢰속에 더욱 발전하는 해양경찰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실패한 조직으로 남을 것인가?’하는 문제입니다. 해양경찰 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 속에, 더 이상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늘 긴장하며 업무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하여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해양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둘째, 기본업무에 충실한 경찰기관다운 경찰기관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창설 이후 우리 해양경찰은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해상경비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해상치안질서 유지와 바다 안전망 구축에 주력하는 한편 깨끗한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보강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기관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업무들 또한 우리 해양경찰의 기본업무이며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의 그늘에 가려 우리가 경찰기관으로 해야할 진정한 기본업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해양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해양경찰을 통해 수집되고 전파되며, 각종 해양범죄는 우리 해양경찰이 전문수사기관답게 직접 조사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조직의 자존심을 걸고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정보수사요원에 대한 대폭적인 증원과 전문교육의 효과가 금년부터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셋째, 시대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조직관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지방청체제의 조기 정착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제 갓 출범한 지방청은 인력·시설·예산뿐만 아니라 제도와 업무행태에서도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민 편익를 위한 권역별 해상치안서비스 제공과 해양경찰의 발전을 위해 지방청 체제는 조기에 정착되어야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따라서 지방청 체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금년 정기인사시 유능한 인재를 지방청에 우선 배치하고, 금년 예산집행도 가능한 범위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 줄 계획입니다. 각 실·국에서도 본청은 정책업무 중심으로 인력과 제도를 정비하고, 해경서 지도·감독이나 지원업무, 함정 운용 등에 관한 권한은 지방청으로 과감하게 위임하되 각 단계별로 책임행정이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당기능에서는 사안별 보고체계를 정비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연말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사전준비도 필요합니다. 단순한 부처이기주의를 초월하여 새로운 해양시대의 급증하는 해상치안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양주권 수호에 있어 해양경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등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전담 TF조직을 만들어서라도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넷째,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해양경찰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갑시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양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조직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단행하며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성과도 많이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자신을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강력히 추진해온 혁신의 그늘에 가려 미처 챙기지 못했던 분야는 없었는지? 우리의 혁신이 얼마나 직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지? 말입니다.
'열린 청장실'을 통해 많은 직원들이 혁신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보내주었습니다. 대다수 직원들은 혁신 초창기의 심한 거부감이나 혁신피로감을 이제는 어느정도 극복하고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으며, 향후 혁신의 방법이나 성과평가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 주기를 요망하였습니다.
여러분! 앞으로의 해양경찰 혁신은 어떻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우리 해양경찰 조직을 냉철하게 분석해 볼 때, 아직은 조직이나 개인의 경쟁력 측면에서 타 중앙부처에 비해 여러모로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조직이나 개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개인의 부족한 역량은 일사불란한 팀워크로 보강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다시말해, 우리 조직이 발전하고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청장이 여러분에게 분명히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 성과급은 물론 각종 승진이나 인사에 있어 철저하게 개인의 성과평가결과를 근거로 조직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금년에는 청장이 직접 각 부서나 개인에 대한 업무성과를 챙겨나갈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은 더 이상 조직의 온정주의나 연공서열에 의한 혜택을 기대하지 말고, 맡은 바 업무에 책임을 가지고 성과로서 자신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교육과 인재 양성에 주력합시다. 우리 해양경찰은 급격한 해양환경의 변화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조직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룩한 외형적 성장에 걸맞게,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우수인력 확보도 매우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입니다. 지금까지는 자체교육제도가 부실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때그때 필요한 인재를 특별채용의 형태로 수혈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2007년이 반세기 동안 묻어두었던 해양경찰 역사의 진정한 정체성을 바로 세워나가는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미래 해양경찰을 이끌어갈 유능한 리더를 양성할 수 있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등 교육에 대한 투자를 크게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금년부터는 교육대상자 선발에 있어서도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우선하여 엄정하게 심사할 것이며, 해외유학이나 국내대학원 위탁교육 등도 과거 각 개인이 연구과제를 선정하던 행태에서 탈피하여, 조직 차원에서 필요한 과제를 먼저 선정하고 그에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여 교육을 보냄으로써, 그 결과를 조직발전에 환류시킬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직원 각자의 경쟁력은 조직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직원 여러분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하고 개인의 능력과 가치가 조직의 발전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각 개인의 경쟁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해양경찰 가족 여러분!
우리 해양경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오랜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고, 오늘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오늘의 값진 성과를 훌륭하게 이루어낸 믿음직한 여러분을 바라보며, 해양경찰의 미래 또한 매우 밝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 이제 조직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해양경찰의 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자부심으로, 서로 믿고 의지하며 21세기 희망의 바다로 함께 나아갑시다.
정해년 새해가 직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웃음과 행복이 가득찬 희망찬 한 해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1월 1일
해양경찰청장 권 동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