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매수시점 내년 초로 일제히 미뤄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36%가 떨어졌다. 서울(-0.44%)은 지난주보다 낙폭을 -0.21%p 줄였지만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고, 버블세븐지역과 신도시는 각각 -0.83%, -0.54%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와 인천 역시 지난주보다 0.26%p, 0.22%p씩 뒷걸음질치며 -0.49%와 -0.32%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이렇듯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원인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이외에도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정부정책 영향이 크다고 시장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정책이 나올 때마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기대감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계속해서 정리되지 않은 대책이 터져 나오면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주 서울 구별로 가장 낙폭이 컸던 강북구(-0.98%)는 수요자들이 일제히 자취를 감춘 상태다. 수유동 하나공인 대표는 매물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지만 이를 소화해낼 만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지만 수요자들이 이에 대한 관심이 없어 문의전화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수유동 수유벽산 85㎡(26평형)는 한 주 만에 3,000만 원이 빠지면서 2억 4,500만 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강남구(-0.95%) 역시 거래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개포동 S공인 대표는 “아무리 정책이 개편되고, 규제들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은 또 다시 정책이 바뀌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사겠다는 사람은 언제나 대기하고 있지만 매수 타이밍은 현재가 아닌 모든 정책이 시행되고 경기가 안정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본다”고 입장을 전했다.
수요자들이 거래 시점을 계속해서 미루자 지난 4월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던 개포동 주공1단지 49㎡(15평형)는 현재 6억 5,000만 원으로 주저 앉았고, 대치동 우성2차 105㎡(32평형)는 한 주 만에 9억 5,000만 원에서 8억 5,000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밖에 강동구(-0.89%)에서는 명일동 신동아 99㎡(30평형)가 5억 3,000만 원에서 4억 5,500만 원으로, 둔촌동 주공2단지 82㎡(25평형)가 7억 원에서 6억 3,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어 서초구(-0.84%), 송파구(-0.64%), 도봉구(-0.49%), 종로구(-0.48%) 순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주 신도시는 분당의 낙폭이 -1.01%로 가장 컸다. 서현동 시범단지와 분당동, 정자동 일대에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집값이 하락했다. 시범단지 내 B공인 대표는 그동안 제값을 고수하던 집주인들 마저 내년에 집값이 더욱 하락할 것을 우려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서둘러 매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2006년 12월 당시 7억 원까지 올랐던 시범삼성, 한신 105㎡(32평형)는 현재 5억 원으로 하락했고, 분당동 샛별우방 102㎡(6억 1,000만→5억 1,500만 원)와 정자동 느티공무원4단지 92㎡(4억 7,500만→4억 500만 원) 역시 집값이 맥을 못 췄다.
평촌(-0.46%)에서는 호계동 샘우방 161㎡(49평형)가 7억 5,000만 원에서 6억 8,500만 원으로, 일산(-0.11%)에서는 주엽동 문촌삼익 122㎡(37평형)가 5억 6,500만 원에서 5억 3,5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이어 산본(-0.09%)과 중동(-0.08%)은 소폭 하락세를 띠었다.
경기도는 하남시(-1.67%)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창우동 C공인 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시세보다 저렴하기만 하다면 거래가 곧 잘 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급급매가 아니라면 수요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지난주 3억 4,000만 원 했던 창우동 신안 105㎡(32평형)는 5,000만 원이 빠진 2억 9,000만 원에, 부영 79㎡(24평형)는 1,500만 원이 하락한 2억 4,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천시(-1.39%)에서는 대월면 현대6차 102㎡(31평형)와 부발읍 신한 72㎡(22평형)가 각각 1,500만 원과 1,250만 원이 빠진 1억 6,500만 원, 1억 3,750만 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대월면 H공인 대표는 서울 등지에서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던 거래 형태가 이곳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시세보다 싼 집만을 원해 제값 주고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과천시가 -1.37%의 변동률을 나타냈고, 용인시(-0.88%), 광명시(-0.88%), 파주시(-0.78%), 화성시(-0.54%) 순으로 약세를 이었다.
인천은 부평구(-0.80%)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시세보다 10% 정도 저렴하다면 거래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20~30% 이상 가격이 낮아야 매수세를 끌 수 있다는 것. 마찬가지 이유로 남구는 주간 변동률 -0.54%를 기록했고, 계양구(-0.40%), 서구(-0.16%), 중구(-0.11%), 연수구(-0.0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