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내년 거의 모든 업종의 기상도가 ‘흐림’ 또는 ‘비’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선은 수출 호조로 전망이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는 최근 업종별 단체 자료를 취합·발표한 ‘주요 업종의 2008년 실적 및 2009년 전망 조사’를 통해 “경기침체의 여파로 거의 모든 업종에서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반면 “조선업종은 탱커, 컨테이너선, LNG선 등 高선가 물량을 바탕으로 수출이 올해대비 31.5% 증가한 5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자업종’은 내수, 수출 침체 속에 IT, LCD패널 등 단가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되고 ‘철강’은 수요산업의 위축으로 기존 계약분까지 가격인하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내수, 수출 모두 올해 대비 10%의 하락세를 점쳐졌다.

아울러 세계 소비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자동차’, 채산성 및 유동자산 규모가 최악의 상황인 ‘반도체’, 석유제품가가 원유가에도 못미치는 역마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정유’, 부동산경기 및 PF사업 위축 등으로 민간주택 수요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건설’ 역시 내수, 수출, 생산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 조선

조선은 2009년에도 생산(건조), 수출 모두 호황이 지속될 유일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선박 발주가 감소하고 일부 중소형 업체들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4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황으로 안정적인 생산과 수출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최근 수주계약 취소는 중국 조선소의 값싼 벌크선 위주로 발생하고 있어 탱커, 컨테이너선, LNG선 등 우리 주력 선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저조한 수주량도 2009년 2분기 이후부터는 탱커를 시작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건조)은 2008년 대비 16.0% 증가한 1,450만톤(CGT), 수출은 31.5% 증가한 5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 전자

한편 2008년 3분기까지 호조세를 이어오던 전자업종은 금융위기와 경기위축이 가시화된 4/4분기 들어 생산(-9.0%), 내수(-9.7%), 수출(-20.7%) 모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2009년에는 경기침체로 수요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수출은 세계 실물경기 침체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악화로 2008년 대비 16.0% 감소한 1,11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 판매 역시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로 올해보다 8.4% 줄어든 150조원에 머룰 것으로 예상됐다. IT제품, LCD패널 등 일부 제품의 가격하락으로 업계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 철강

2008년 9월 이후 수요감소, 가격하락 등으로 경기가 급락한 철강은 내년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기존 계약분도 가격인하 등 계약변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경영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2008년 7.4% 성장을 보인 내수는 2009년 건설, 자동차 등 철강수요산업의 위축으로 565만톤 줄어든 5,360만톤(-9.5%)의 판매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부문 역시 2008년보다 191만톤 감소한 1,872만톤(-9.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 자동차

2008년 자동차업종은 고유가에 따른 자동차시장 위축으로 수출(-5.2%), 내수(-5.7%), 생산(-5.8%) 모두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이후 국제유가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업황부진이 2009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009년 자동차 수출은 2008년보다 15만대(-5.6%) 감소한 255만대에 그치고 내수판매 역시 10만대(-8.7%) 줄어든 10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의 경우 주요 해외시장의 수요 위축, 중소형·저가자동차의 경쟁 심화, 해외 현지공장 증설 등이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예상되고, 내수부문은 소비심리 위축, 캐피털업체들의 유동성 압박, 일본 대중브랜드의 진출 본격화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반도체

올해 반도체는 DRAM, 낸드플래시 등 주력 메모리제품의 단가하락, 반도체 수요군인 IT제품의 생산감소로 지난해 대비 59억달러(-15.2%)의 수출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도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그 폭은 감소해 2008년보다 2.8% 줄어든 322억달러의 수출이 예상됐다. 최근 채산성 및 유동자산 규모가 최악의 상황인 반도체기업들이 불가피하게 감산, 설비투자 감소에 나섬에 따라 2009년 3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안정 및 단가상승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대만, 일본 등 자국 반도체기업을 위한 정부 지원이 본격화될 경우 출혈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 정유

2008년 高유가에 따른 제품단가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 측면에서는 호조세를 보인 정유업종은 9월 이후 국제유가 급락으로 최근 원유가 대비 역마진 제품이 발생하는 등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업황 부진은 200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석유화학 경기 악화, 자동차 및 산업·발전용 연료 수요 감소 등으로 2008년 대비 3.3% 하락이 예상되고, 수출은 물량기준으로는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인도 등 신규정제시설 증대에 따른 공급 과잉이 석유제품의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건설

부동산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건설업종은 공공부문의 호조(8.1%)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부진(-17.6%)으로 2007년 대비 10.2% 하락한 114조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도 부동산경기, PF사업 위축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이어져 2008년보다 4.2% 추가 하락한 110조원의 수주에 그칠 전망이다. 부문별로 보면 공공부문은 SOC 투자확대 등에 힘입어 4.1% 증가가 예상되나 민간부문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수요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미분양문제도 단기간에 해소가 어려워 8.7%의 하락이 전망됐다.

□ 섬유

경기에 대한 탄력성이 높은 섬유업종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내수, 수출, 생산 모두 부진한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소득 감소와 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2009년 내수 판매량은 142만톤으로 2008년보다 4.7% 감소할 전망이다. 2008년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해온 수출부문도 미국, EU 등 주요 시장 위축 및 자금여건 악화로 바이어들의 주문 지연, 축소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인 137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면방, 직물, 화섬업계 보다는 특히 의류업계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기계

조선업종과 함께 높은 수출증가세를 이어오던 기계업종은 상승세가 주춤하여 2009년에는 2008년보다 2.5% 상승한 353억달러의 수출에 머룰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중국의 설비투자 둔화, 유가하락으로 인한 중동지역 설비수요 감소, 미국, 유럽의 기계수주 감소세 전환, ASEAN 경기부진 확산 등 세계경기 침체가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9년 내수 판매량은 45조8천억원으로 2008년 대비 8.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설비투자 부진과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수요산업의 감산 및 투자 축소 등 부정적 요인이 2009년에도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 석유화학

석유화학은 내수 부진, 수출 소폭상승의 업황을 2009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의 경우 물량면에서는 2008년 대비 5.0% 상승한 1,099만톤이 예상되지만 수요둔화와 중국·중동 신증설 설비 본격가동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금액면에서는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내수부문은 건설, 화학섬유, 자동차, 가전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올해 대비 2.0% 감소가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