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발표, 지난해보다 4계단 올라 19위 기록
세계은행(WB)이 9일 발표한 국가별 기업환경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보다 4단계 상승한 1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2003년 평가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는 OECD 국가평균인 30위보다 높은 수준이며 아시아권에서는 5위 수준이다. 각국 기업환경에 대한 연례보고서인 세계은행의 ‘Doing Business2010’은 현 정부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대한 첫 국제적 평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평가 순위는 2003년 23위, 2004년 23위, 2005년 27위, 2006년 23위, 2007년 22위, 2008년 23위 등으로 줄곧 20위권대를 유지해왔다. 우리나라는 10개 지표 중 지난해와 비교해 창업 등 4개 지표는 순위가 상승했으며 재산권 등록 등 4개 지표는 소폭 하락했고 퇴출 등 2개 지표는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보였다.
순위 상승을 이끈 것은 창업(126 → 53위)과 국제교역(12 → 8위) 부문이었다. 이는 최저자본금제 폐지, 수출입 관련 서류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한 기업환경 개선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취약분야인 고용·해고(152→150위), 재산권 등록(67→71위), 투자자보호(70→73위)의 경우 우리나라 제도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폭의 순위변동을 보였다. 이 중 고용·해고는 10개 부문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분야로 법정퇴직금 등 해고비용 과다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건축관련 인허가·퇴출 등 다른 부문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기획재정부는 “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기업환경개선 노력의 결과 그동안 20위권에서 답보상태였던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수준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재정부는 이어 “내년도 평가에 대비해 포괄적 동산담보제 도입, 퇴직연금법 개정 등 이미 발표된 제도개선 과제를 차질없이 시행토록 하고 취약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8일 발표된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6단계 하락, 133개국 중 19위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은행 Doing business와 WEF 국가경쟁력평가 결과가 차이가 나는 것은 평가시기와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평가 방식에 있어 세계은행은 제도의 존재유무나 실제 들어가는 비용, 시간, 절차를 위주로 평가를 하지만 WEF는 설문방식(2/3)과 통계방식(1/3)을 혼용, 설문대상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반영시키는 비율이 높다.
이와 관련, 이대희 기획재정부 경쟁력전략과장은 “WEF의 설문조사가 주로 실시된 5월 당시의 경제, 사회상황 악화도 국가경쟁력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5월의 경우 비정규직법이 쟁점화되면서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1분기 경제성과가 발표되면서 설문 대상자들의 경제상황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