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도 9년만에 인하…장기이용자 할인제 도입
이동통신 요금의 요금부과방식이 10초에서 1초 단위로 바뀐다. 이럴 경우 1초만 통화해도 10초 요금이 부과되던 과거 관행이 사라져 통신요금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요금혜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장기 이통가입자에 대한 요금이 5∼25% 낮아지고 가입비도 6000∼1만5000원 인하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이통사들의 경쟁활성화를 통한 자율적인 요금인하를 기조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7∼8% 경감하는 내용으로 통신요금 인하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SK텔레콤, KT, LG텔레콤도 요금인하 계획을 제시했다.
◆ ‘쓴 만큼만 내기’ 10초 과금체계 1초로 개선
먼저 이용자가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도록 현행 과금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방통위의 정책 방향에 따라 SK텔레콤은 소비자단체의 지적을 받아온 불합리한 ‘낙전’ 수입을 포기하고 소비자 지향의 요금체계로 조정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현행 모든 요금제의 과금방식을 10초에서 1초로 바꾸기로 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이용자의 경우, 11초를 사용한 이용자가 20초를 사용한 것과 동일한 요금을 냈던 불합리한 과금 방식을, 실제로 사용한 11초 분량의 요금만 지출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SKT가 초당 과금제로 인해 연간 2천10억원의 경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만큼 SKT의 매출과 가입자당 매출(ARPU.3만4000원)을 감안하면 월 600원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10초당 과금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KT와 LGT도 SKT의 뒤를 이어 조만간 과금방식 변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가입비 인하…장기이용자 할인제 도입
가입비도 9년만에 처음으로 할인된다. SKT는 현행 5만5000원의 가입비를 4만원으로, KT는 3만원의 가입비를 2만4000원으로 각각 27%, 20% 인하키로 결정했다.
번호이동을 통해 다른 회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용자가 재가입할 경우 가입비를 다시 받을 지 여부는 각 이통사별 요금정책에 따라 정하게 된다.
가장 큰 요금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건 장기 가입자에 대한 ‘요금 인하’이다. 방통위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장기가입자의 요금을 인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가입 후 2년이 지난 장기가입자를 대상으로 SKT은 1∼2년을 재약정한 월 2만9000원 이상의 이용자는 월 3000∼2만250원씩 요금을 내려주고 KT는 1년 재약정 시 3만∼4만원 이용자는 최대 1만원을 인하해준다. LGT도 18∼24개월 약정 가입자에 대해 요금을 인하한다.
◆ 무선데이터 요금도 인하…정액요금제 확대
방통위는 또 무선데이터 요금도 대폭 인하된다. 음성시장에서 데이터시장으로 전환하는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고, 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요금을 인하한다.
KT의 경우 스마트폰에 대한 종량요율을 2.01원에서 0.25원으로 88% 인하하고 정액제의 용량을 2.5배 늘릴 예정이다. 또 3G와 와이파이(WiFi)를 동시에 이용하는 홈FMC 전용 휴대전화도 10월 중 출시한다.
SKT도 모든 단말기의 정액요금제를 통해 무료데이터량을 1.5배 확대하고 월정액료를 19% 인하키로 했으며 LGT는 스마트폰 정액요금을 2만원에서 1만원으로 50% 인하했다.
◆ 이용자 선택쉽게 요금상품 단순화 가격도 내려
노년층 등 소량이용자를 위한 요금제를 활성화한다는 정책에 따라 가입비, 기본료가 없는 선불요금의 요율을 SKT는 62원에서 48원으로, KT는 58원에서 49원으로, LGT는 65원에서 49원으로 내렸다.
자영업자나 보험관리사 등 이동통신을 많이 이용하는 계층을 위해 SKT는 월 11만원에 1만5000분의 음성통화를 제공하고 KT는 기본료 9만700원에 망내통화를 무제한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통신요금 부담이 큰 청소년층에 대한 혜택도 확대된다. SKT는 ‘월정액+상한액’을 ‘월정액’으로 단순화하고 월정액료만 내면 음성, 문자,무선데이터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KT는 청소년 요금제 요율을 15원→10원으로 33% 인하하는 반면, 문자는 550건→825건으로 33% 늘리고, 초등학생 가입 시 기본료를 10% 깎아준다.
아울러 발신자번호표시(CID)도 완전 무료화되며 시내전화 요금과 다름없는 시외전화 상품도 나오게 된다. 이밖에 유선·무선·초고속인터넷이 묶인 결합상품 출시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요금인하 정책에 따라 매년 유선 부문에서 2000억원의 통신비 경감효과가 생기고 무선 부문에서는 2010년에는 1조5000억원, 2011년에는 2조1000억원의 경감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방통위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