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제 2의 카드사태 가능성 낮다
국내 신용카드 산업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영호조 속에 회원유치와 카드대출 경쟁 등 외형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0년 모집인은 전년에 비해 1.6만 명 증가한 5.1만 명이고, 2010년 카드대출 규모도 전년에 비해 6.9조원 증가한 24.9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거주자의 해외 카드사용 증가에 따른 과소비와 경쟁 가열에 따라 카드사용이 점차 저신용자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여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문제와 더불어 ‘제 2의 카드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의 여건을 카드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첫째, 모집인 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카드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모집인 관리 및 모집 방법 등 질적인 차원에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카드사태 당시의 높은 카드대출 비중과 달리 현재는 신용판매 위주로 변하면서 카드자산과 이용액 구성의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 셋째, 국내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이 늘어나는 등 카드사용이 과소비와 가계부채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1인당으로 보면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은 축소 추세에 있으며,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이 2006년부터 소폭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이후 매우 낮아진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넷째, 감독당국도 잇달아 카드시장의 건전 경영을 유도하고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사 등의 과도한 외형 확대경쟁 차단 특별대책’으로 자금조달 규제를 전면 정비하는 특단의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카드산업은 각종 수수료 인하 압력과 조달비용 상승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당경쟁이 지속될 경우 저신용자시장으로의 진입 확대로 인해 신용리스크가 증가하고,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대손율이 급증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에는 유의해야 한다. 1990년대 미국의 카드산업 사례를 보아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카드산업의 외형 경쟁이 자칫 카드사를 어려움에 빠트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제 2의 카드사태’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국내 카드산업은 외형경쟁보다 경쟁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먼저 카드사의 경영은 안정과 내실에 중점을 두면서 과학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여야 한다. 둘째, 통계에 기반한 분석과 고객차별화와 더불어 리스크에 기초한 적절한 가격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맹점 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를 결제 및 고령화관련 새로운 수익모델로 다양화하고 폭넓은 분야에서의 아웃소싱 등 비용절감 방안도 모색하여야 한다. [박덕배 전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