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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이드

공정위 조사받은 기업 85% 조사과정에서 애로 겪어

공정위 조사받은 기업 85% 조사과정에서 애로 겪어


#1. A사는 담합 관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전 직원의 PC 하드디스크를 복사해가는 공정위 조사관에게 회사기밀과 개인정보가 들어있으니 자제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조사방해로 과태료가 가중될 수 있다는 경고만 들었다. A사 직원들은 차라리 검찰조사라면 압수수색영장에 필요한 자료가 특정되는데 모든 PC를 복사해가는 공정위 조사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2. B사는 담합 관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현장조사를 나온 공정위 조사관과 직원들간에 갈등이 발생했다. 사실이 아닌 사항을 인정하라는 요구에 직원들이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등 간접적 피해도 있었다.


공정위 조사를 받은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조사과정에서 업무차질, 기업이미지 하락 등 애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공정위 조사를 받았던 2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의 9.6%가 공정위 조사를 받으면서 ‘애로가 컸다’고 답했고 75.2%는 ‘애로가 다소 있었다’고 응답하는 등 전체 응답자의 84.8%가 공정위 조사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로 별로 없음’ 15.2%, ‘애로 전혀 없음’ 0%>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겪는 애로에 대해 복수응답 형식으로 물어본 결과 대다수가 ‘업무차질’(70.4%)을 꼽았고, 이어 ‘법률자문비용 등 조사대응비용’(57.6%), ‘임직원의 심리적 위축과 스트레스’(56.8%), ‘기업이미지 하락’(37.6%), ‘회사기밀 유출’(20.0%) 등을 들었다.


기업들은 공정위 조사가 과거 2~3년 전에 비해 빈번해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4.4%가 공정위 조사가 ‘빈번해졌다’<‘매우 빈번해짐’ 9.6%, ‘다소 빈번해짐’ 44.8%>고 답한 반면, ‘비슷하다’는 응답이 39.2%, ‘적어졌다’는 6.4%<‘다소 적어짐’ 4.8%, ‘매우 적어짐’ 1.6%>에 불과했다.


조사강도도 과거보다 ‘강화되었다’는 응답이 60.8%<‘매우 강화됨’ 12.0%, ‘다소 강화됨’ 48.8%>에 달했지만 ‘비슷하다’는 34.4%, ‘약화되었다’는 4.8%<‘다소 약화됨’ 4.8%, ‘매우 약화됨’ 0%>에 그쳤다.


공정위 조사기간은 평균적으로 9.5개월이었으며 대기업은 5.6개월, 중소기업은 11.9개월이 걸린다고 답해 기업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 응답기업의 73.2%는 ‘조사기간이 길었다’고 답했으며, ‘적당했다’(24.4%)거나 ‘짧았다’(2.4%)고 응답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들의 경영여건이 대기업보다 더 어려운 실정인 만큼 조사기간이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것은 중소기업의 불편을 가중할 수 있다”면서 “합리적인 기간 안에 조사가 끝날 수 있도록 공정위가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은 조사과정에서 공정위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80.7%는 ‘자료의 분량이 부담스럽다’고 답했으며<‘자료의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음’ 19.3%>, 75.8%는 ‘찾기 어려운 자료나 회사기밀을 제출해야 하는 등 자료의 내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자료의 내용이 부담스럽지 않음’ 24.2%>


공정위 조사에 불응하거나 조사절차를 방해하는 피조사자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법인 1~2억원 이하, 종업원 1~5천만원 이하)에 대해 응답기업의 56.0%는 ‘과태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금액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32.0%는 ‘기업사정에 따라 적극적인 조사협조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과태료 처분 자체가 부당하다’고 응답했다. <‘과태료가 필요하고 부과수준도 적당’ 12.0%>


공정위 조사관들의 요구사항이나 조사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공정위 조사내용과 요구자료 등은 ‘합리적 기준에 의해 요구했고 권한남용의 소지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79.2%에 달했으며<‘공무원의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인 요구, 권한남용 소지있음’ 20.8%>, 조사관의 태도에 대해서도 79.2%가 ‘고압적이지 않았다’고 응답했다.<‘조사관의 태도 고압적’ 20.8%>


아울러 공정위 조사의 결과에 대해서도 ‘잘못된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수긍한다’는 답이 58.4%, ‘타당한 결과였고 수긍한다’가 6.4%로 응답자의 2/3가량은 조사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했다. <‘대체로 불만족’ 32.8%, ‘전혀 받아들일 수 없음’ 2.4%>


공정위 조사와 관련한 개선과제로 응답기업들은 ‘피조사기업의 항변권 보장’(36.0%), ‘요구자료, 공정위 조사협조요청사항 등의 명확화’(28.8%), ‘조사결과 확정 전까지 언론노출 봉쇄(26.4%)’, ‘조사기간 제한’(8.8%) 등을 들었다. 현실적으로 조사를 받는 기업의 입장에서 조사과정 중 항변하거나 불응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공정위 조사를 받은 기업 대다수가 조사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조사절차와 방법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기간은 최소화하는 등 피조사기업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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