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임단협 잠정 타결
지역 복수노조 중 최초 노사상생 전기 마련
지난해 7월 복수노조제 시행 이후 부산ㆍ경남지역에서 새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획득한 첫 사례로 지역 노동계의 최대관심사로 떠올랐던 한진중공업이 2012년도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타결했다.
노사는 지난 9월초부터 임단협 타결을 위해 매일 협의회를 개최하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 온 결과 26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된 임단협의 주요내용은 기본급 15%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등 1200만원 지급, 단체협약 일부 개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동사 관계자는 회사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헌신한 직원들의 노력에 보답하고 안정된 노사관계 정착과 위기 극복에 매진하기 위해 어려운 회사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을 결정하게 됐고, 노동조합 또한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거듭나기 위해 단체 협약의 상당부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새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획득해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조선업계는 물론 부산ㆍ경남지역에서도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과거 파업과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온 기존 산별노조와는 달리 노사 상생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별 노조로 출범한 독립노조로서, 설립 1주일 만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면서 현재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1명이 가입해 80%가 넘는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단체교섭권을 확보하면서 노사간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 새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조가 되자마자 조합원들의 생계 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임단협 체결에 매진해 왔다.
한진중공업노동조합 김상욱 위원장은 “기존 노조가 정치투쟁에 발목 잡혀 4년 동안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해 조합원들의 생계와 고용불안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이번 임단협 타결로 노사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고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금번 타결의 의미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기본이라는 판단 아래 노사상생을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는데 노사가 뜻을 함께 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조선시장 침체 속에서 생존의 필수요건인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조선업계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 모처럼의 노사화합 분위기가 회사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 또한 “어떤 상급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은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지지만으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협상력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동사는 이번 단체교섭의 핵심이 노사간 상호이해와 양보를 통한 신뢰 회복과 회사의 생존을 확보하는 데 있는 만큼 향후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은 27일 오전 조합원 총회를 열고 금번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