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대한민국 전통어업의 생태·문화적 가치, 국제사회서 공식 인정
해양수산부는 7월 9일, 경남 남해 지족해협에서 전승되고 있는 ‘죽방렴어업’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는 우리나라 어업 분야로는 세 번째 사례로, 전통 방식의 지속가능성과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다.
죽방렴어업은 조류 흐름을 활용해 물고기를 포획하는 원시 함정어업 방식으로, 좁은 해협의 특수한 해양 환경을 활용해 말목과 대나무 발로 어류를 유도해 포획한다. 특히 하루 두 차례, 조류에 따라 들어오는 물고기만을 잡아 남획을 방지하고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는 친환경 어업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15세기부터 이어진 이 전통 어업은 지역민의 반농반어 생활문화와 깊이 연계되어 지속돼왔다.
이번 등재는 해양수산부와 남해군, 어업 공동체의 공동 노력을 통해 FAO 과학자문그룹(SAG)의 심사를 통과해 확정됐다. FAO는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전통 지식, 문화 가치, 경관 특성 등의 기준을 통해 등재 여부를 판단하며, 이번 죽방렴어업은 모든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죽방렴어업의 등재는 제주 해녀어업,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에 이어 우리 전통 어업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해양문화와 생태가치가 국제사회에서 널리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로 대한민국은 총 7개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 중 어업 분야는 제주 해녀어업, 하동·광양 섬진강 손틀어업에 이어 세 번째이며, 농업 포함 총 28개국 89개 유산 중에서도 해양기반 유산으로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죽방렴어업의 등재가 전통어업 보호뿐 아니라, 어촌관광 활성화 및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해군과 해양수산부는 관련 문화자원 개발과 보전사업을 통해 지역 공동체와 연계한 지속가능한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