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무역항 충돌사고 증가…“비어선 사고 집중, 오전 시간대 주의 필요”
최근 5년간 전국 무역항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가운데 충돌사고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 선박의 절반 이상이 화물선, 유조선 등 비어선(非漁船)으로 조사되면서, 항만 운영 환경 변화에 따른 맞춤형 안전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해양수산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활용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전체 해양사고 1만6,731척 중 무역항(진입수로 포함)에서 발생한 사고는 2,491척으로, 전체의 약 14.9%를 차지했다. 사고 건수는 2020년 554척에서 2022년 372척으로 감소했으나, 2023년 601척으로 급증한 뒤 2024년 582척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감소 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고 선종 중에서는 어선이 가장 많았지만, 무역항 사고만 놓고 보면 비어선 사고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화물선, 유조선, 기타선(부선·준설선·어업지도선 등)의 사고 비중이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무역항에서 발생한 비어선 해양사고는 부산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인천항과 울산·포항항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입·출항 횟수를 고려한 사고율은 장항·군산항이 가장 높았다.
무역항 사고 유형 중에서는 충돌사고가 전체의 20.5%(510척)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항만별로는 부산항(128척), 목포항(76척), 울산·포항항(67척) 순으로 많았다. 특히 비어선 간 충돌 중에서는 기타선과 화물선 간 사고, 유조선 간 사고가 가장 빈번했다. 주요 사고 시간대는 오전 812시, 오후 1620시로 나타났다.
공단 관계자는 “무역항 사고는 단순히 선박 수나 물동량뿐만 아니라 항로 환경, 협수로, 접안·정박 등 특수 작업의 빈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지역별 항만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사고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단은 MTIS를 통해 바다 위 선박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교통 혼잡 정보’ 및 최대 3일간 1시간 단위 예측이 가능한 ‘해양교통 혼잡 예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선박 운항자는 혼잡 시간대를 피하거나 항해 당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지방해양수산청, 지자체, 항만공사 등과 협업해 지역 맞춤형 해양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복잡해지는 항만 교통 환경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