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대만 기륭항 ‘더블 홈포트’ 추진…크루즈 신항로 개척 나선 인천항만공사
제주국제크루즈포럼서 대만 측과 실무 면담…플라이 앤 크루즈 전략 본격화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과 대만 기륭항을 잇는 크루즈 노선 개설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인천항만공사(IPA, 사장 이경규)는 7월 10일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대만국제크루즈협회와 만나 ‘더블 홈포트(Double Home Port)’ 크루즈 항로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더블 홈포트’는 하나의 항로에서 양국 항만이 동시에 출발지이자 도착지로 운영되는 방식으로, 승객은 두 항만 중 한 곳에서 자유롭게 탑승하거나 하선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는 대만국제크루즈협회 우쉰펑(Wu Hsun-Feng) 회장, 한국국제크루즈연구원 임복순 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인천항의 모항 기능과 연계한 새로운 항로 모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이 기항지로서의 매력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과 약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플라이 앤 크루즈(Fly & Cruise)’ 형태의 모항 운영에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해외 관광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관광한 뒤 인천항에서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거나, 크루즈로 인천항에 도착한 관광객이 인근 도시를 둘러보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인천과 기륭을 오가는 양방향 크루즈 항로 개설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됐다. 예컨대 대만 관광객이 대만 공항에서 입국해 기륭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인천에 도착하거나, 반대로 한국 관광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천항에서 출항하는 등 양국 간의 관광 및 해운 연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항은 그동안 크루즈 기항지로서 주로 활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모항으로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총 32항차 중 절반에 해당하는 16항차가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모항 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이 인천항을 모항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인천항만공사 김상기 운영부사장은 “인천항이 기항항만에서 모항 중심 항만으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만 기륭항과의 더블 홈포트 노선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모항 항로를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